輸銀 바트화 발행 성공, 자존심 구긴 産銀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8.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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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대한 기여도 부문에서 판가름"..조달 비용 낮아 '호평

이 기사는 08월03일(12: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한국계 최초로 태국 바트화 채권 발행에 성공하자 해외조달시장에서 쌍두마차 역할을 했던 산업은행의 자존심이 구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같은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도 바트화 발행을 시도했지만 태국 정부가 수출입은행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31일 1억달러 규모(35억 바트)의 태국 바트화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영국 런던은행간 금리인 Libor에 81bp(3년), 120bp(10년)를 얹었다. 달러 시장에서 조달시 가산금리가 200bp 수준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저렴하게 발행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달비용이 저렴했을 뿐 아니라 월드뱅크(IBRD)나 독일수출입은행(KFW), 미국 최대 곡물회사인 카길(Cargill) 등 유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태국 정부는 15개 외국 기업에 각각 같은 금액인 35억바트, 총 525억바트 발행을 승인했다. 15개 기업중 수출입은행도 포함된 것이다.


국내 금융회사 중에는 수출입은행 뿐 아니라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중앙회,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현대캐피탈 등 9개 기관이 발행을 신청했었다.

특히 산업은행이 떨어지고 수출입은행이 발행 승인을 받은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산은의 민영화와 관련해 해외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발행 신청을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유수 기관들과 경합해서 발행에 성공한 것이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라면서 "반면에 좌절된 산은은 상대적으로 허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기도 했고 발행 금리 또한 상당히 좋아 수출입은행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태국에 진출한 우리기업의 해외 수주 프로젝트 및 자원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태국 정부가 자국에 대한 기여도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자국에 대한 기여도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고 또 인근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채권을 발행한 경험이 있어 은행에 대한 기본 정보가 있었던 점도 신뢰를 얻게 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산업은행은 IMF 외환위기 이후 태국과의 금융 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발행 허가를 받은 것은 자국에 대한 기여도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 정부는 지난 5월에 이어 오는 11월에도 발행 신청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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