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공매도 전성시대 "없어서 못판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7.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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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에선 너도나도… 수수료 대폭 증가

미국 유럽에서 금융주 폭락의 한 원인으로 공매도를 지목하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월가에서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차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월가에서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여 비용이 최근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헤지펀드와 다른 금융공학 펀드들이 하락장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여력이 줄었다고 보도했다.



공매도를 위해서는 수수료를 내고 주식을 빌려와야한다. 그런데 하락장이 길어지면서 주식을 빌려 파는 헤지펀드들이 늘어났고 이는 고스란히 수수료 증가로 이어졌다. 헤지펀드 조사기관인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공매도를 자유롭게 취하는 헤지펀드는 전체 3조달러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런던 비지니스 스쿨은 2006년까지 3년동안 공매도된 주식의 규모는 4배로 불어난 5조달러에 달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공매도의 전성시대인 것이다.



당국의 공매도 규제에 따라 공매도 비용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증권감독위원회는 지난 16일 30일간 한시적으로 유지되는 공매도 제한 조치를 내놓았다.

공매도 제한 대상에 오른 은행주에 대해서는 주식 임차 계약 없이 주식을 매도하는 '공매도(네이키드 숏셀링:Naked Shortselling)'가 금지되며 사전에 주식 임차계약을 맺은 숏셀링(대차거래)만이 허용된다.

주식 임차 자금 부담을 피하고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해 주식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네이키드 숏셀링이 통제됨에 따라 주식을 빌리는 수요는 보다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수수료 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는 피델리티나 바클레이 글로벌 인베스터와 같은 운용사로부터 주식을 빌려와 공매도를 한다. 공매도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운용사들은 빌려준 주식이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격을 떨어뜨린다며 갈수록 공매도를 꺼리는 상황이다.

헤지펀드는 운용사들이 빌린 주식을 갚아달라고 요구하면 되팔아 상환(숏커버링)해야한다. 이때 기계적인 주가반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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