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에 고용시장 급속 냉각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07.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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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신규취업자 14만7000명 '고용 빨간불'

-경기 둔화에 일시적 요인도 작용
-연간 신규고용 20만명 목표치 달성도 쉽지 않을 듯

유가 상승과 내수 둔화, 주가 하락 등 대내외 경제 악재에 고용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정부는 한차례 낮춰 잡은 올해 일자리 20만명 목표 달성도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6월중 취업자는 2396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폭이 4개월 연속 20만명을 밑돌면서 고용상황에 비상등이 켜졌다.



6월중 고용 사정은 건설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크게 악화됐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건설업 신규 고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1000명 감소했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주택경기가 맥을 추지 못하고 건설투자가 부진해 신규 취업자 감소세는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업은 지난달 신규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만3000명 증가하기는 했지만 증가치가 지난해 평균 37만3000명이나 올 1분기 평균 31만2000명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향후 경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 기업이 신규 채용을 자제하고 있는 데다 화물연대 파업 등 일시적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달부터 100~299인 사업장에 비정규직 보호법이 확대 적용된다는 점은 이들 업종의 고용 사정 악화를 부추겼다. 기업들이 법 시행을 앞두고 서둘러 비정규직을 해고한 것.


실제 지난달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6만1000명 감소했으며 특히 100~299인 직장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8만6000개 줄었다.

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좋았다면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새로 고용하거나 기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을텐데 경기가 나빠져 정리해 나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화물연대 파업은 정부 추산으로 약 1~2만명의 일자리를 감소시켰다. 화물연대가 운송을 거부하는 동안 운송 하역에 종사하는 일용직들이 일시적으로 일을 찾지 못해 통계에 잡혔다.

정부는 지난 2일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에서 올해 신규 취업자 목표치를 35만명 내외에서 20만명 내외로 크게 낮춰 잡았다. 그러나 신규 취업자 수가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20만명을 밑돌고 있고 이같은 목표치도 달성이 쉽지만은 않아졌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제조업은 수출이 잘 되고 있음에도 고용을 늘리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건설업이나 서비스업도 내수 경기, 특히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20만명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임종룡 국장은 "신규 취업자 증가 추세가 자꾸 떨어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목표치 20만명을 바꿀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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