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LSI... 상생협력이 답이다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08.07.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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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5부작기획-(4부)]진정한 반도체 강국 "시스템LSI 육성으로 이룬다"

미국은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LSI) 산업과 관련한 인력·기술·자본 등 인프라를 두루 갖추고 마이크로프로세서(CPU)·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등 다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업계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설계 전문기업(팹리스)에서 전공정 위탁생산(파운드리) 및 후공정 조립(패키지)·검사(테스트)로 이어지는 시스템LSI 분업체계가 가장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다.



미국·대만 등과 비교해 우리나라가 시스템LSI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휴대전화·가전·자동차 등 우리가 강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무선인식(RFID)·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네트워크카메라(IP카메라)·울트라모바일PC(UMPC)·스마트카 등 차세대 분야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인프라와 마케팅 능력을 갖춘 대기업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발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한 팹리스 기업 간 공동 개발과 마케팅, 지분투자, 파운드리 등 긴밀히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대·중소협력을 통한 유망기술 조기확보= 2000년대 초부터 정부와 기업들이 공동으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용 시스템LSI 기술 조기 확보에 주력, 현재 고주파(RF)칩·베이스밴드칩·멀티미디어프로세서 등 DMB 서비스를 지원하는 3대 부품 모두 국산화가 이뤄졌다.

DMB 사례와 같이 정부 및 기업들 간 전략적 협력을 토대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선정해 관련 시스템LSI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와 관련 휴대전화·가전·자동차 등 우리가 강세를 보이는 분야를 비롯, RFID·GPS·IP카메라·UMPC 등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한 기업들 간 협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는 퓨전메모리인 원D램 개발을 위해 엠텍비젼 (0원 %)과 협력하는 등 수년 간 국내 50여 팹리스 업체들과 함께 시스템LSI 등 반도체 공동 개발과 생산, 마케팅, 연구비 지원 등 연평균 130건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씨앤에스 (224원 ▲4 +1.82%)테크놀러지와 자동차용 시스템LSI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쓰리에이로직스와 향후 바코드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RFID용 태그칩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실리콘화일 (0원 %)넥스트칩 (1,136원 0.00%)은 집 안팎에 설치해두고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 집 안팎의 상황을 볼 수 있는 IP카메라용 시스템LSI 사업을 위해 손잡았다. 텔레칩스 (13,040원 ▲390 +3.08%)는 파이칩스 등과 GPS 및 UMPC용 시스템LSI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시스템LSI 업체들 간 협력 이외에 휴대전화·가전·자동차 등 세트(완제품) 업체들과의 전략적인 협력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현대자동차 (250,500원 ▲4,500 +1.83%)와 함께 자동차에 들어가는 시스템LSI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시스템LSI 분업체제 완성해야= 대만과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는 시스템LSI 분업체계를 위한 인프라가 미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동부하이텍 (36,150원 ▼850 -2.30%)과 매그나칩반도체 등 파운드리 사업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투자자금 조달 등의 어려움으로 공장 증설 등 신설 투자가 동결됨으로써 여전히 마이크로미터(㎛, 1㎛은 100만분의 1m) 공정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검증된 최첨단 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앞세워 국내 팹리스 업체들을 대상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고 나선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엠텍비젼·코아로직 (3,175원 ▼35 -1.09%)·텔레칩스·넥실리온 (0원 %) 등에 휴대전화 멀티미디어프로세서와 DMB 수신칩 등 파운드리 서비스 물량을 늘리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실리콘화일·피델릭스 (1,110원 ▲10 +0.91%)·씨앤에스테크놀러지 등과 지분투자 등을 통해 CMOS 이미지센서(CIS) 및 휴대전화용 D램 등 전략적 파운드리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휴대전화 멀티미디어프로세서와 DMB 수신칩, CIS 등 나노공정이 요구되는 제품에 대한 파운드리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또한 동부하이텍과 매그나칩은 전력반도체(파워매니지먼트IC)·아날로그·디스플레이구동칩(DDI)·타이밍컨트롤러(티콘) 등 마이크로공정에 특화된 분야에 집중하는 등 시스템LSI 파운드리 이원화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팹리스 기업들 상당수는 그동안 최첨단 나노공정을 갖춘 대만과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에 시스템LSI 생산을 맡겨왔다"며 "해외 파운드리를 이용할 경우 납기일이 지연되고 물류비가 증가하는 등 문제가 발생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로 다시 파운드리를 전환하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독자적인 시스템LSI 사업을 진행 혹은 추진하고 있어 팹리스 기업들이 파운드리 과정에서의 기술유출 등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동부하이텍과 같은 파운드리 전문기업이 나노공정을 갖추는 등 서비스를 강화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마이크론 (11,020원 ▼40 -0.36%)·STS반도체 (3,605원 ▼55 -1.50%)통신·세미텍 (0원 %) 등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 역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중심 사업을 시스템LSI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LSI 분업체계가 한곳에서 이뤄질 수 있는 집적단지(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엘디티 (2,460원 ▲15 +0.61%)·어보브반도체 등 팹리스를 비롯해 동부하이텍·세미텍·네패스 (8,080원 ▼200 -2.42%)·테라셈 등 파운드리 및 후공정 업체 다수가 위치한 충청북도가 시스템LSI 클러스터 형태에 가장 근접해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역시 대만의 시스템LSI 분업체계와 비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차동형 지식경제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과장은 "경기 성남 판교에 실리콘파크를 만들어 팹리스 기업들과 함께 전자부품연구원(KETI) 등 연구소, 반도체산업협회 등 시스템LSI 산업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시스템LSI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체계와 함께,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스템LSI 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인식이 확산됨으로써 관련 업계에 자금유입이 수월해져야한다는 게 업계 공통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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