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2000년이후 한국에서 200조원 벌어

박성희 도병욱 기자 2008.07.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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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투자자, 해외에서 12조원대 손실 기록중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200조원을 벌어들이는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에서 10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외국인은 주가 급등으로 2000년이후 한국증시에서 200조원에 가까운 차익(배당금,매매차익,평가차익 포함)을 올렸다.

매매주체별 거래동향을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1999년말 외국인의 주식보유액은 80조원이었고, 2000년부터 외국인은 2004년까지 5년 동안 39조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가 1000 고지를 재돌파한 2005년부터 매도세로 돌아서 2008년까지 56조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을 단일 투자자로 가정 할 경우 지난 8년동안 외국인의 한국증시 순투자액은 63조원으로, 10일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총액 237조원을 모두 처분할 경우 174조원의 평가차익을 얻게 된다.

여기에 2000년부터 지난 해까지 외국인 받은 배당금 24조4000억원을 더하면 198조4000억원의 이익을 손에 넣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손익 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8일 현재 해외투자펀드의 설정액은 84조5251억원인 반면 순자산총액은 72조2971억원으로, 모두 12조2280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해외펀드는 자산운용협회 규정상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투자 비중이 60% 이상인 펀드를 말한다. 현재 국내 설정된 해외펀드 전체에서 해외투자 비중은 77%로, 이를 감안하면 해외펀드의 손실액 중 9조4156억원을 해외에서 까먹은 셈이다.


여기에 규모가 미미하긴 하지만 역외펀드와 해외 직접투자를 고려하면 손실폭은 더욱 확대된다. 현재 역외펀드 순자산규모는 6조원으로 전체 국내펀드(340조원)의 1.7%에 불과하다.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기관 포함) 6월 현재 106억2600만달러(10조6260억원)이다(증권예탁원 자료).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IMF 이후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 물밀듯이 들어와 저렴해진 주식을 대거 매입한 뒤 상당한 차익을 거둔 데 반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는 역사도 짧을 뿐더러 이렇다 할 전략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류에 휩쓸려 중국과 인도 등 특정 국가에 집중 투자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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