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164,900원 ▲1,600 +0.98%)그룹의 기업 인수·합병(M&A) 실무 지휘자인 이상하 CFP(기업금융프로젝트) 팀장(두산인프라코어 (6,970원 ▼30 -0.43%) 전무ㆍ사진)
2일 오전 "두산그룹이 대우조선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자사주 매각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증권가에 돌자 관련 공시와 별도로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 인수에 나선 기업들 중 실무 책임자가 자금조달 문제를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사주 매각, 유상증자설이 자꾸 나오는데.
▶전혀 계획 없다.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대우조선 (32,750원 ▲1,150 +3.64%) 시가총액은 8조원 가량이다. 4조원이면 인수가 가능하다. 액수면에서 그렇게 큰 딜(거래)은 아니다.
-자금이 충분하다는 얘기인가.
▶사옥 매각, SOC(사회간접자본)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충당할 수 있다. 재무적투자자(FI)와의 컨소시엄 구성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기업 M&A에 대한 파이낸싱을 억제키로 한 점도 걸림돌 아닌가.
▶무리한 차입은 안한다. 그룹 차입금이 내년에 4조원 수준으로 유지된다. 이자비용이 연간 2400억원 정도다. 이 정도면 안정적인 재무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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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밥캣 인수 등 최근 일련의 초대형 M&A 때문에 자금여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 아닌가.
▶밥캣 인수는 4조원이 들었다.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을 갖고 얘기하는 건데, 밥캣 인수자금은 달러차입이다. 인수후 리보금리는 5.4%에서 3.2%로 오히려 2.2%p 줄었다. 금리 하락에 따라 900억원 정도 금유비용이 오히려 감소했다.
-대우조선 노조가 경영투명성 등을 이유로 두산 인수에 대한 반대성명을 냈는데.
▶기업투명성은 최대가치다. 외환위기 후 환골탈태한 부분이 있다. 현재 두산의 회계는 글로벌스탠다드 이상이다. 매각주간사가 판단할 것이다.
-대우조선 인수는 현대건설 인수의 전초전이란 얘기가 있다.
▶둘 다 두산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이다. 같은 포지션(위치)에 놓고 검토하고 있다.
-두산의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어떤 게 있나.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두산이 제일 크다. 두산중공업의 역량은 플랜트 쪽인데, 조선업도 궁극은 플랜트다. 둘 다 (설계-구매-시공 등 플랜트의 전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역량을 갖고 있다. 해외 수주에서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인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각가격이 치솟을 수 있는데.
▶두산은 경쟁상황을 고려해 매각가격을 정하지 않는다. 인수후보의 기업가치와 향후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한 적정가치를 고수할 것이다. 오랜 경험을 통해 M&A도 결국엔 궁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리하면 꼭 문제가 따른다.
-앞으로 M&A 계획은.
▶두산은 '원천기술 확보' '취약지역 공략'이란 두 가지 M&A 전략을 갖고 있다.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모두 M&A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다가 매물로 나오면 나서는 것이다. 매물이 나온 다음 검토하는 게 아니다.
이 전무는 83년 오비맥주에 입사한 이후 외환위기를 전후해 시작된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뛰어난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2001년 두산 전락기획본부 상무로 승진했고 지난해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전무로 올라서면서 CFP팀을 총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