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스타키스트, 시너지 창출은?

더벨 현상경 기자, 김동희 기자 2008.06.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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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of the week]델몬트 수산물 사업부문 인수 형태...한국證, 하나銀등 인수금융 지원

이 기사는 06월23일(16: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이 델몬트(Del Monte Foods Co.)의 참치캔 등 수산물 사업부문인 '스타키스트'(Starkist) 매입에 성공했다.



델몬트는 올초부터 메릴린치를 매각주관사로 삼아 공개경쟁입찰(Auction Deal)방식으로 스타키스트 매각을 진행해왔다. 동원 이외에도 미국 참치업체인 트라이마린(Tri Marine), 대만 수산물업체인 FCF (CF Fisheries Co.)를 비롯, 총 6~7개사가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갑작스레 이루어진 거래 같지만 스타키스트는 일찌감치 새로운 주인을 찾아왔고 동원도 이미 8 개월 이상 스타키스트에 대한 애정공세를 펼쳐왔다.



예정된 매물 '찰리 더 튜나'(Charlie the Tuna)
동원+스타키스트, 시너지 창출은?


미국내 최대 참치캔 브랜드인 스타키스트는 지난 2002년 6월 델몬트와 '결혼'했다. 정확히는 '회사 매각' 형태가 아니라 '사업부문 매각' 형태로 진행됐으며 이는 동원-델몬트간 거래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시 스타키스트의 원 소유자였던 글로벌 식품업체 하인즈(H.J.Heinz Co.)는 스타키스트 외에도 북미 펫푸드&펫스낵(North American pet food and pet snacks), 프라이빗 라벨 수프(U.S. private label soup), 칼리지인브로스(College Inn broth), U.S.베이비푸드(U.S. baby food businesses) 등의 사업부문을 모두 델몬트에 일괄 매각했다.

매각대금도 현금거래가 아니라 변형된 주식스와프 형태로 제공됐다. 하인즈는 사업부문 형태로 갖고 있던 이 브랜드들을 일괄적으로 델몬트에 넘겼다. 대신 델몬트는 보유해오던 자사주의 75%가량을 당시 하인즈 주주들에게 넘겼다. 현재 델몬트 주식의 상당수는 글로벌 사모펀드 등이 보유하고 있다.
동원+스타키스트, 시너지 창출은?
델몬트가 하인즈로부터 사업부문들을 인수할 때 가장 관심을 보인 곳은 애완동물 사료 부문. 델몬트는 이 사업부문을 확대해 나인라이브즈(9- Lives), 키블즈앤비츠(Kibbles ' n Bits), 펍-페로니(Pup-Peroni) 등의 브랜드로 키워놓았다.


그러나 '미국 내 최대'라는 타이틀과 마케팅 원론책자에서도 소개되는 '찰리 더 튜나'(Charlie the Tuna)라는 성공적인 브랜드 마스코트까지 보유한 스타키스트만은 오히려 델몬트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특히 올 들어 원재료인 참치가격이 치솟으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이는 델몬트에도 상당한 타격을 줬다.

스타키스트는 델몬트 전체 매출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미국 현지에서도 매각설이 여러차례 돌았다.



동원그룹 작년말부터 매입 검토
동원그룹이 스타키스트 인수를 검토한 것은 작년말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양어선을 보유한 동원 입장에서는 스타키스트란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함으로써 얻을 것이 적지 않기 때문.

델몬트는 사업부문 매각 형태로 스타키스트를 내놓으며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취했다. 한국의 동원 뿐만 아니라, 일본, 홍콩, 싱가포르 식품업체들에게도 인수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매각자와 인수희망자들간 가격인식 차이가 스타키스트 매각의 걸림돌이 됐다.

동원그룹에서는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 책임 아래 동원엔터프라이즈 박문서 전무 등이 인수작업을 총괄 담당해왔다. 이들은 대외적으로 동원의 매입가능성에 대해 '함구'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국내 여러 금융회사와 투자자들을 찾아다니며 인수금융을 지원해 줄 기관을 접촉해왔다.



한국투자증권 등은 이 과정에서 상당부분 물밑지원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부진 하던 매각과정이 급물살을 탄 것은 동원이 자금원을 확보한데다 델몬트 역시 최근 1분기 참치가격 급등 때문에 더 이상 매각을 미룰 수 없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證 등 우군...시너지 여부는 지켜봐야
3000억원대 안팎으로 알려진 인수자금은 알려진대로 한국증권을 통한 1500억원 가량의 외표채 및 원화채 발행을 통해서 마련된다. 나머지 자금은 하나금융그룹이 대출형태로 1000억원 안팎을 제공한다. 매각구조는 하인즈-델몬트간의 거래구조와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점은 인수 이후의 시너지효과가 어느정도 될 것이냐에 맞춰진다. 동원 입장에서는 기대할 것이 많다. 참치캔을 생산하는 동원F&B 의 경우 작년 매출의 93%가 내수에 의존하고 있으며 동원산업도 매출액의 48% 가량이 참치캔용 참치원어 매출에 좌우된다. 스타키스트라는 안정적인 공급처가 확보되면 자연스레 매출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매각대상인 스타키스트가 이번 매각 이후 어떻게 달라질지는 불확실하다. 모든 M&A가 그렇듯 진정한 승부는 딜이 성사된 이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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