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한편으로는 미술품 가격이 비싼 이유를 모르겠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기껏해야 벽에 거는 미술품일 뿐인데 최고 가격이 45억2000만원이나 나간다. 도대체 미술품이란 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이렇게 비쌀까.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비싼 그림은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거래되지 않은 가격이다. 경매에서 가장 비싼 작품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가 1907년에 그린 작품으로 2006년에 약 1300억원에 낙찰 되었다.
그 순번의 첫번째를 박수근이 자리한다. 박수근 화백이라 하면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그린 화가라는 명칭이 따라다닌다. 일제 식민치하에서 그려지는 그림들이 대다수 목가적이거나 전원적인 것에 반해 그의 화풍은 지극히 서민적이며 민초들의 삶을 여과 없이 드러낸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최초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술적 범주 안에서 독특한 감성과 기법이 유지되고 있다. 모두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가난했던 화가의 작품이 상종가를 치기도 한다. 그가 가난했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그림으로 적절히 옮겨낼 수 있었고 자신의 삶이 시대를 반영하는 척도가 될 수 있었다. 현실을 바탕으로 1950~1960년대 서민의 일상적 모습을 그려냄으로 해서 우리나라 사회의 흑백사진과도 같은 소중한 문화재로의 역할이 제공되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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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박수근의 작품이 최고일 수밖에 없다. 몇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중섭의 작품과 박수근의 작품 가격은 비등하거나 이중섭이 더 비쌌지만 현재는 역전되어있는 상태다. 시장구조 안에서 적당한 수량이 유통되어야 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중섭 화백은 약 400여점의 작품을 제작하였다고 하는데 이 중 확인되는 작품 수는 100여점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이다. 반면 박수근 화백의 작품은 확인된 작품 수만 300여점(드로잉 제외)이 넘고 이 중에서 경매를 통해 100여점이 출품되기도 하였다.
박수근, 빨래터, Oil on canvas, 37×72㎝. 195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