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한미FTA 때문에 쇠고기 서둘렀다" 고백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6.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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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연내비준 위해 협상타결… '추가협상-FTA'는 별개 사안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한.미 쇠고기 협상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지난 4월18일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지 두달 만에 미국의 쇠고기 수입 재개 요구를 수용한 배경에 대해 직접 입을 연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쇠고기 파동에 대해 취임 후 두 번째로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비준을 위해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타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는 "한미FTA 비준이야말로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지름길의 하나라고 판단했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 거부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연내에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의 한미FTA 연내 비준 처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쇠고기 수입 재개란 '당근'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쇠고기 수입을 거부할 경우) 미국과의 통상마찰도 예상됐다" "싫든 좋든 쇠고기 협상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됐다"며 쇠고기 수입 재개가 '불가항력'이었다고 강조했다.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도 자세히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FTA가 체결되면 34만개의 좋은 일자리가 새로이 생기고 국내총생산(GDP)도 10년간 6%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대통령으로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전반적인 한미관계를 고려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고 북한 핵의 위험을 머리 위에 이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더 늦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 타결 배경에 대한 설명 말미에 "그러다보니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다. 자신보다도 자녀의 건강을 더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대국민 사과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쇠고기 추가협상이 한미FTA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별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는 미국이 한국으로 수출하는 문제이고 FTA는 양국 간에 교역을 하는 것"이라며 "FTA는 양국 정부가 합의를 했기 때문에 어떤 수정도 있을 수 없고 부시 대통령도 FTA에 어떤 수정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부시 대통령이 한미 FTA를 가능하면 자신의 임기 중에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분명히 얘기했고 우리도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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