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경제팀, 잔류냐 교체냐?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6.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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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석비서진 뿐 아니라 내각까지 10일 일괄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정부 경제팀의 교체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대규모 촛불시위와 지지율 급락 등 국정난맥을 촉발시킨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의 책임자 가운데 하나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교체가 유력하다. 반면 이 문제와 관련이 없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등 기타 경제부처 장관급은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

핵심은 내각의 경제팀장 격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다. 현재까지 강 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관측은 '50대 50'이다. 교체 검토 대상에는 포함이 돼 있지만 유임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당장 강 장관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쇠고기 문제 책임론'에서 자유롭다.

후임자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걸린다. 경기가 내리막에 들어선 상황에서 선뜻 재정부 장관 자리를 맡으려는 사람이 없어서다.



강 장관까지 교체될 경우 장기간의 국정공백이 우려된다는 점도 강 장관 유임론의 근거 중 하나다. 과천관가에서도 이런 이유로 강 장관 잔류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강 장관이 취임한지 불과 3개월이 지났는데 다시 새로운 장관을 임명하려면 인선과 인사 청문회 등을 거치는데 또 1∼2개월이 지나간다"며 "그렇게 새 장관이 임명돼도 업무파악하기가 무섭게 곧 가을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 업무는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장관 역시 취임 직후 환율 상승과 금리인하를 유도하는 발언을 통해 금융시장 불안을 촉발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물가급등으로 인해 물가관리 실패라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내각 경제팀장이라는 상징성도 부담이다.


한편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의 거취도 강 장관의 거취와 맞물린 변수로 거론된다. 경제팀 쇄신을 요구하는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김 수석이 유임될 경우 강 장관에 대한 교체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인적쇄신 국면에서 김 수석과 강 장관 두 사람이 서로 대체관계에 놓인 묘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한승수 국무총리가 물러날 경우 후임 총리 문제도 강 장관에게 변수가 될 수 있다. 신임 총리에게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경제부처 수장격인 재정부 장관의 자리를 비워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 강 장관은 지난 9일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거취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일 상황은 내일 상황이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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