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종교화보다는 추상표현주의 경향으로 보기 쉬운데 강하게 흩어진 이미지 속에는 무궁한 생명력과 영생을 이루고자하는 종교적 관점이 내재되어 있다.
예수나 석가의 언행을 중심으로 조각과 그림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슬람교나 유대교에서는 절대자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이 금기시되기도 하였다. 이는 당시의 사회구조가 종교의 관점을 벗어나서는 어느 무엇 하나도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계 문명의 중요한 입장을 지니고 있어 종교미술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근래에 이르러서는 현대적 미감과 사유방식에 따라 다양하면서 독특한 종교미술이 제작되고 있다. 형식과 내용의 변화에 따른 대중의 미감을 자극할 수 있는 의미론적 형태가 대두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경매시장에서는 권순철의 ‘예수상’이 2007년 9월에 450만원, 김병종의 ‘예수상’이 2008년 1월 경매에서 14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이외에도 운보 김기창 화백이 1950년부터 1954년까지 그린 예수의 일대기 30점이나 걸레스님으로 불리기도 한 중광의 그림 또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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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종교미술은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에 대한 구현이나 구도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활동 안에서 심미적 상황에 의한 미술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선다. 현대사회에서 종교미술은 개인의 입장에서 종교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처한(혹은 믿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예술가적 입장이 중요하다.
현재의 입장에서 종교미술이 포교적 경향의 것이 아니라면 종교가 틀리기 때문에 저어하는 것보다는 사회의 다양성 안에서 바라보는 심미적 미감이 우선되어야 한다.
신주호의 ‘세상 속에서’는 변형된 연꽃의 이미지를 화면 가득히 배치하면서 연꽃이 피면 물속의 안 좋은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연못에 가득하다는 계향충만(戒香充滿)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연꽃이라는 불교적 의미와 함께 현대사회 안에서 세상 허물에 물들지 말고 바른 자신의 모습과 향기를 그대로 지켜 나가야 한다는 뜻을 담아 표현한 작품이다.
신주호, 세상 속에서, 57 x 49cm, 한지+혼합재료,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