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고공행진에 시동 끝 디젤차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2008.06.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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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고유가시대 자동차 시장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서는 등 세계 유가 상승의 여파로 자동차를 몰고 다니기 겁나는 세상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자동차 국내 판매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연초부터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신차를 출시함에 따른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고물가로 인한 경차수요 증가, 고유가에 따른 LPG 차량의 판매 증대도 한 몫을 담당했다. 그러나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앞서면서 한창 인기몰이를 해야 할 시기에 있는 SUV 등 디젤 차량이 유탄을 맞았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5월 자동차 국내 판매는 고유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년동월대비 3.3% 늘어난 10만7970대를 기록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자동차 (248,500원 ▲2,500 +1.02%)는 지난 5월 국내 5만5202대, 해외 19만6069대 등 모두 25만1271대를 판매했다(CKD-반제품 조립-제외). 이는 전년 동월 대비 8.5% 증가한 수치이며 5월 판매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기아차 (104,000원 ▲500 +0.48%)도 5월 한달간 내수 2만6452대, 수출 9만6422대 등 전년동월대비 5.0% 증가한 12만2874대를 팔았다.



GM대우는 5월 내수시장에서 총 1만4239대를 판매, 전년 동월 대비 22.4% 증가한 실적을 냈다. 수출은 총 7만1797대로 전년동기 7만5888대 대비 5.4%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을 모두 합한 판매 대수는 8만60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5월 한달간 1만7657대를 판매해 전년동월대비 35.0% 증가했다. 그러나 르노삼성은 여타 완성차업체와 달리 내수시장에서 8436대로 전년동월대비 9.3% 감소한 반면 수출은 9221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2%가 증가했다.

반면 쌍용자동차 (5,630원 ▼20 -0.35%)는 5월 한달간 내수와 수출에서 34.8% 감소한 7176대를 판매(CKD 포함), 국내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판매실적이 줄었다. 이는 쌍용차가 SUV에 주력하고 있어 경유값 급등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차효과 톡톡

하지만 쌍용차의 경우 액티언 스포츠가 수출에서 지난해 5월보다 61.2% 증가했고 체어맨도 국내 판매는 호조세를 보였다. 체어맨 W와 체어맨 H의 판매실적은 전월 대비 각각 2.4%와 12.4% 증가한 985대와 689대를 기록, 5월 한달 동안 총 1674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86% 증가한 수치다. 금년 3월에 출시된 체어맨 W의 신차효과 덕을 본 셈이다.
쌍용차 체어맨W쌍용차 체어맨W


쌍용차뿐만 아니다. 현대차도 올 초에 출시된 제네시스, 지난해 출시한 쏘나타 트랜스폼, i30 등 신차판매 호조에 큰 힘을 입었다. 특히 쏘나타는 1만2471대를 판매해 사상 최초로 8개월 연속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작년 10월 1만376대가 판매된 쏘나타는 11월 출시된 쏘나타 트랜스폼이 출시되면서 8개월 동안 평균 1만2300대가 팔리며 국내 베스트셀러 1위 기록을 10개월째 이어갔다. 또 국내시장에서 해치백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i30도 석달 연속 300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 쏘나타 트랜스폼현대차 쏘나타 트랜스폼
◆고물가 속 경차ㆍLPG 선전



신차와 함께 ‘고물가 수혜차량’도 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5월 한달간 기아차의 카렌스가 전년대비 119.2%, 전월대비 49.6%가 증가한 3492대나 팔렸다. 지난해 5월 1593대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경유값 급등의 최대 수혜차로 부상했다. 카렌스는 디젤차와 LPG차로 나뉘는 데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LPG가격의 인상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기아차는 본격적인 나들이철을 맞아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아차 카렌스기아차 카렌스
기아차는 또 올해부터 경차 혜택을 받는 모닝의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모닝은 5월에 7002대 팔렸다. 지난해 5월의 2437대에 비해 거의 3배에 육박한다. 판매 대수가 가장 많았던 3월 9421대에 비해 다소 위축된 듯하지만 서서히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적 요인을 감안하면 별 의미는 없다.



GM대우의 올뉴 마티즈도 비슷하다. 5908대가 팔려 전년동월대비 28.2%, 전월대비 2.8% 증가했다. 연비 좋기로 소문난 젠트라와 젠트라X는 1107대 판매로 전월대비 16.3% 증가했으며 지난해 5월 219대에 비해서는 무려 5배 이상 팔렸다.
GM대우 젠트라XGM대우 젠트라X
◆SUV, “아, 경유값이여”

반면 SUV는 경유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으면서 판매에 큰 타격을 받았다.

SUV 전문업체라 할 수 있는 쌍용차의 경우 액티언 스포츠가 수출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렉스턴, 뉴카이런, 액티언, 액티언 스포츠, 뉴로디우스 등은 1231대가 팔려 지난해 5월 4948대에 비해 75.1%나 급감했다. 결국 쌍용차는 경유값의 고공행진으로 SUV 생산 잠정 중단이라는 결단까지 내린 상태다.



신차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지만 신차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차종도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르노삼성의 QM5는 5월에 514대를 판매, 4월보다 37.5% 줄어들었다.

또 기아차의 모하비도 신차 효과를 누릴 틈도 없이 3월 이후 판매대수가 하락세다. 모하비는 3월 1162대가 판매된 이후 4월 975대, 5월 663대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티지도 1468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 3104대의 절반도 팔지 못했다.

현대차의 SUV도 마찬가지다. 투싼은 2187대 판매로 전년동기대비 23.8% 추락했으며 베라크루즈는 지난해 5월 1577대의 절반 정도인 856대 판매에 그쳤다. 또 GM대우의 윈스톰도 지난해 5월 대비 57.5% 감소한 1185대를 판매했다.



◆고물가에 끄떡없는 수입차

한편 수입차는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5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6058대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1.5% 감소했지만 지난해 5월 4570대보다는 32.6% 증가한 수치다.

브랜드별로는 혼다가 1035대로 1위를 이어갔고 BMW 991대, 메르세데스-벤츠 766대, 렉서스 656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아우디 445대, 폭스바겐 425대, 크라이슬러 349대, 포드 320대, 인피니티 314대, 푸조 221대, 볼보 200대, 미니 98대, 랜드로버 56대, 캐딜락 52대, 포르쉐 51대, 재규어 44대, 사브 30대, 벤틀리 5대가 신규 등록됐다.



배기량별로는 2000cc~3000cc 미만이 2324대(38.4%)로 가장 많고, 3000cc~4000cc 미만이 1614대(26.6%), 2000cc 미만이 1542대(25.5%), 4000cc 이상이 578대(9.5%) 순으로 나타났다.

모델별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BMW의 528로서 420대를 판매해 394대와 309대를 판매한 혼다의 어코드3.5와 CR-V를 따돌렸다.
BMW 528iBMW 528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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