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급등 불구 수입디젤차 공세 왜?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06.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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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폭스바겐 등 하반기 SUV, 디젤 세단 대거 수입

경유값 급등으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종의 판매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와중에 수입차업체들이 하반기에 오히려 경유차(디젤차) 도입·판매를 늘릴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올 하반기 SAC(스포츠 액티비티 쿠페) 모델인 X6를 내놓는다. SAC는 SUV의 BMW식 표현으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 용어를 쓴다.



배기량은 X5와 같은 3000cc에 날렵하면서도 근육질 몸매를 가진 이 차는 X5의 인기에 못지 않을 것으로 BMW는 기대하고 있다.
↑BMW X6↑BMW X6


아직 가격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X6의 한 단계 아래 세그먼트인 X5의 시가가 9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1억원을 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인연비도 X5의 10.5km/h와 비슷하거나 살짝 못미치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BMW가 '경유값 쇼크'로 인한 디젤차 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X6를 국내에 수입하려는 이유는 X5가 여전히 선전하고 있는 데 고무됐기 때문이다. BMW에 따르면 매월 50대 가량 팔리던 X5가 5월 들어 82대 팔렸다. 국내 업체들이 SUV 판매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BMW 관계자는 "워낙 고가인 BMW의 고객들은 경유가격에 예민하지 않은 계층이어서 자신들의 개성과 취향에 맞게 차를 고른 결과 같다"고 말했다.

BMW는 여기서 늦추지 않고 연말께 3 시리즈와 5시리즈 디젤 세단을 들여올 예정이다. 5 시리즈의 경우는 부분변경이고 3 시리즈는 완전히 새 모델이다. BMW는 이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면서도 유지비를 절약하는 알뜰한 부유층을 노릴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다음달 초 컴팩트 SUV 티구안을 선보인다. 2000cc급 배기량에 리터당 14.2km(유럽기준)를 달리는 이 차는 지난해 11월 독일에서 처음 출시됐을 때 3주만에 유럽에서 4만2300대의 선주문을 받았다.


폭스바겐은 가격이 아직 미정이라지만 업계는 4000만원대 중후반에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폭스바겐은 하반기에 비행기를 끄는 광고로 유명한 투아렉의 R모델을 들여온다.
↑폭스바겐 티구안↑폭스바겐 티구안
폭스바겐은 국내에 디젤차 모델을 많이 들여오고 있다. A세그먼트의 상징격인 골프2.0 TDI를 비롯해 제타, 파사트, 페이톤, 투아렉 등 라인업이 탄탄하다.

골프의 경우 공인 연비 15.7km/h로서 새 연비등급제를 적용하면 1등급이다. 페이톤 V6 3.0 TDI가 8.7km/h로 세단 중 가장 낮지만 그 사이 모델들은 대부분 13.6~14.6km/h 수준으로 연비가 우수하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자동차 시장은 디젤차가 전체 시장의 50%를 넘어설 정도로 디젤이 보편화 돼 있다"며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건 이미 오래전 일인데도 디젤차가 잘 팔리는 건 휘발유 대비 경유의 연비가 더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업계는 지금의 유류가격 구조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디젤차가 애물단지 취급 받는 지금의 현상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투자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잡은 셈이다.

박동훈 한국수입차협회 회장은 "경유값이 올라 경유차의 매력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유가 상승과 연비의 효율성을 따져보면 결국 경유차가 현실적인 대안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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