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성과보다 글로벌마인드 중요"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8.05.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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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경영학회장들 "글로벌 트렌드 익히라" 당부

"이재용, 성과보다 글로벌마인드 중요"


삼성전자는 22일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에서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전무에게 중국과 인도 등 브릭스(BRICs) 시장 개척 임무를 부여했다.

한국 경영학계를 대표하는 역대 한국경영학회장들은 이 전무에대해 "단기적인 실적에 얽매이기 보다 글로벌 트렌드를 읽고 배우는 일에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박오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현 한국경영학회장)는 "큰 그룹을 이끄는 데 있어서의 경영성과는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며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것도 30년전의 일로 그 성과는 20년 후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 회장이 미래를 보는 눈으로 오늘의 삼성을 이끌었다"며 "그룹을 이끄는 사람에게 단기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최고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 △사람을 이끄는 힘 △사업을 보는 눈 등 3가지 덕목이다"며 "이를 통해 경영자질을 평가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차세대 리더가 해외에 나가서 배워야 할 것은 이같은 3가지 능력을 키우는 것이지 단순히 해외시장에서 물건을 몇대 더 팔았다는 것으로 평가받아서는 안되는 만큼 해외에 나가 잠재된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인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2007년 한국경영학회 회장)는 "기업을 이끄는 인물을 정할 때는 능력을 중심에 두고 봐야 한다"며 "단순히 전문경영인체제가 좋고 오너경영 체제가 나쁘다는 편견은 안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적절한 프로세스를 받아 능력을 검증받는다면 3세대가 CEO를 맡는 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며 "능력의 검증은 단순한 실적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훌륭한 스승들을 만나고 글로벌한 생각을 갖고 세계적 트렌드를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서일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2006년 한국경영학회 회장)는 "최고 경영자의 덕목은 미래 먹을 거리를 찾을 수 있는 눈을 갖고 이를 잡을 줄 아는 능력과 조직에 필요한 인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노하우를 갖고 있느냐이다"고 강조했다.

이우용 한국싸이버대총장(2003년 한국경영학회 회장)은 "21세기 리더에게는 단순히 생산 뿐만 아니라 디자인 등 감성적인 부분과 미래를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총장은 "상당한 규모의 기업을 운영해야 하는 리더는 MBA 등 기본 소양을 갖춘 후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기업의 각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생산이나 기술, 영업,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를 두루 훈련해 전체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 오랜 시간을 경험하기 힘들기 때문에 단기적인 실적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덧붙여 "그룹을 이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성공을 완성하고 이를 나눌 줄 아는 훈련이 필요하며, 투철한 윤리경영과 사회기여 등에 대한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2005년 한국경영학회 회장)는 "삼성 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없더라도 삼성 그룹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3세대 경영인에게 주어진 과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경영학회는 1956년 12월 경영학회 및 관계학술의 학리와 실무의 조사연구 및 그 보급을 목적으로 창립된 전국 대학 경영학과 교수들의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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