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막이 허문 포털 "적과 동침도 좋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8.05.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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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다음, SK컴즈, KTH 등 타사와 연동 서비스 잇따라

굳게 닫혀있던 포털사이트의 빗장이 서서히 풀리고 있다. 구글에서 야후 메일을 사용하고, 다음 블로그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라이브로 메신저 영상대화를 나눌 수 있다.

포털들의 이같은 자발적 칸막이 허물기 현상은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개방과 공유를 표방하는 '웹2.0'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용자들은 울타리를 강요하는 포털을 이탈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반면, 경계를 무너뜨리는 포털사이트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 경계를 허문 대표적인 서비스가 구글코리아의 '아이구글'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사용하고 싶은 서비스나 콘텐츠로 구글 초기화면을 꾸밀 수 있다. 가젯(응용프로그램) 형태로만 돼 있다면, 경쟁사의 서비스로 초기화면을 꾸며도 상관없다.

이용자들은 구글의 지메일 대신 야후 메일로 초기화면을 꾸밀 수도 있고, 가젯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초기화면에서 야후 지도서비스와 뉴스콘텐츠를 이용할 수도 있다. 심지어 네이버의 한일 단문번역서비스도 그대로 이용해도 된다. '아이구글'은 경계를 넘어선, 일종의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인 셈이다.



경쟁사끼리 '맞손'을 잡은 사례도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MS온라인사업부(MSN)와 손잡고 6월내로 다음 블로그와 MSN 윈도라이브 메신저 연동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연동서비스가 시작되면 MSN메신저 (사용자)는 다음 블로그와 티스토리를 방문할 때 대화상대로 블로거를 추가할 수 있다. 블로그 주인과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것은 물론이다.

다음은 자사의 메신저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MSN과 손잡았다.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겠다는 다음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엔씨소프트 오픈마루 스튜디오와 손잡고 '블로그-인터넷 형광펜' 연동 서비스를 시작했다. SK컴즈의 전문블로그 서비스인 이글루스 사용자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엔씨소프트의 인터넷 형광펜 '레몬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레몬펜'은 인터넷 페이지에서 형광펜으로 중요한 부분을 표시하고, 메모할 수 있는 서비스. 이글루스 블로그 방문자들은 회원 여부와 상관없이 블로그 메모를 통해 방문자들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엠파스 블로그 이용자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로그인하지 않아도, 야후의 웹앨범서비스인 '플리커'나 MSN의 웹에디터 프로그램 '윈도라이브 라이터'에 올린 사진이나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자동 포스팅할 수 있다. SK컴즈가 최근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런 경향에 대해 포털업체 한 관계자는 "회원수보다 (서비스 기반 확대)가 더욱 큰 경쟁력이 되고 있는 추세기 때문에 서비스간 영역 허물기는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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