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대' 나는 스포츠카에 마니아들 '싱숭생숭'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2008.05.24 10:30
글자크기

[머니위크]국내 자동차 메이커, 스포츠카 시장 본격 진출

우리나라는 지난 한해 동안 총 408만6308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5.6%로 독일에 이어 세계 5위의 생산국자리를 3년 연속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생산하는 차량들은 대부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량위주다. 선진 자동차 메이커들과 같은 고성능 차량을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국내 도로여건과 자연환경이 스포츠카나 로드스터 등의 컨버터블을 운행하기 힘들어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스포츠카 역사를 연 스쿠프
현대차 스쿠프현대차 스쿠프


국내 스포츠카의 시초(?)는 현대차 (248,000원 ▲2,000 +0.81%)의 스쿠프다. 1990년 첫선을 보인 스쿠프는 당시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쿠페스타일로 출시 당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엑셀을 베이스로 한 스쿠프는 국내 최초로 개발된 알파엔진이 장착됐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으며 미국시장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1992년에는 국내 첫 정통 로드스터인 칼리스타가 쌍용자동차 (5,640원 ▼10 -0.18%)에서 출시됐다. 원래 칼리스타를 생산하는 회사는 영국의 팬더사인데 이 회사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쌍용차가 인수를 하고 칼리스타 생산라인 일부를 국내로 옮겨 국내에 선보이게 됐다.



정통 로드스터인 칼리스타는 외형에서도 기존 국내 자동차와 확연한 차별을 보이며 커다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V6 2.9i와 2.0DOHC 두가지 모델로 출시된 칼리스타는 그러나 당시는 스포츠카가 보편화되지 않은 상태였고 가격이 2000~3000만원대로 비교적 고가였던 탓에 사치품 배격에 밀려 3년만인 1994년도에 시판이 중단됐다.
쌍용자동차 칼리스타쌍용자동차 칼리스타
◆실패로 끝난 로드스터 칼리스타ㆍ엘란

1996년은 자동차 마니아의 가슴을 설레게 한 해로 국내 자동차 역사에 남아 있다. 우선 현대차가 스쿠프에 이어 티뷰론을 출시했다. 굴곡이 있는 세련된 디자인과 알파엔진에 이은 두번째 국산엔진인 베타엔진이 장착된 티뷰론은 국내에서 스포츠쿠페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현대차 티뷰론현대차 티뷰론
티뷰론의 출시와 함께 기아차 (104,300원 ▲800 +0.77%)에서는 엘란이라는 로드스터를 출시했다. 엘란은 영국의 로터스사에서 생산하던 차량으로 기아차에서 생산라인을 통째로 사들여 국내에 출시했다. 엘란은 경량 부품을 사용해 작은 차체로 빠른 가속력과 코너링을 자랑했다. 하지만 엘란은 21세기에 접어들기 전에 단종됐다.
기아자동차 엘란기아자동차 엘란
2001년에 접어들어 현대차는 티뷰론의 후속으로 투스카니를 선보였다. 투스카니는 출시 당시 국내 최초로 수동 6단 변속기와 17인치 휠을 적용, 국내 스포츠카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갔다.
현대차 투스카니현대차 투스카니
◆스포츠카 삼국지 G2Xㆍ스피라ㆍ제네시스쿠페
2000년 이전에 국내에 선보인 국내 메이커 스포츠카는 사실 스포츠카로 분류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 메이커들도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으로 세계 스포츠카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차량을 출시하고 있다.

가장 선두에 선 곳은 GM대우. GM대우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정통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한 컨버터블 G2X를 출시했다. 물론 G2X는 GM대우의 모회사의 GM의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국내 브랜드인가라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국내 메이커인 GM대우의 이름으로 나오기 때문에 국내 스포츠카 역사의 한 장을 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GM대우 G2XGM대우 G2X
G2X는 최첨단 가솔린 직접 분사 방식인 1998cc 4기통 에코텍(ECOTEC) 터보 엔진을 장착, 동급 최대 출력인 264마력과 최대 토크(36kgㆍm)를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5.5초(수동변속기 기준)이며 최고 속도 227km/h. 연비는 리터당 9.8km로 고성능 차량임에도 불구 뛰어난 수준을 자랑한다.


현대차도 지난 3월 뉴욕모터쇼에서 제네시스쿠페를 처음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스포츠쿠페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제네시스쿠페는 제네시스 플랫폼을 기초로 한 후륜구동 스포츠쿠페다. 현대차의 대표엔진인 3.8 람다엔진과 2.0 세타 TCI 엔진을 탑재했다.

2.0 세타 TCI 엔진은 최고 출력 215마력의 고성능 엔진으로 기존 V6엔진을 넘어서는 높은 동력 성능을 지니고 있으며 3.8 람다엔진은 최대출력 303마력, 최대토크 36.8kgㆍm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6.5초다.
현대차 제네시스쿠페현대차 제네시스쿠페
제네시스쿠페는 18인치, 19인치 알로이 휠을 채택하는 한편 국내승용차 최초로 전후 타이어 폭을 이원화하고 커브길에서 미끄럼을 방지해주는 차동제한장치 LSD(Limited Slip Differential)를 적용함으로써 후륜 구동의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며 다이나믹한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지난 4월에는 어울림모터스가 국내 최초의 수제 스포츠카 스피라S를 북경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다. 최고출력 400마력을 자랑하는 스피라S는 슈퍼차져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부드러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미션 튜닝 옵셋을 장착하면 최고시속 350km/h까지도 가능하다.
어울림모터스 스피라S어울림모터스 스피라S
스피라는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카본 파이버 소재로 구성된다. 카본 파이버 바디가 적용된 차체의 공차 중량은 1000kg 내외로 경량화를 실현함에 따라 무게 대비 마력수는 상당히 높다. 자체 개발한 3피스 단조휠은 하체 무게를 줄이는데 도움을 주었으며 운동성능의 향상을 배가시켰다. 스피라S의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4.8초에 불과하다.

이렇듯 국내 메이커들이 스포츠카시장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3개 메이커가 스포츠카시장에서 경쟁아닌 경쟁을 벌임에 따라 국내 자동차산업의 성장은 물론 자동차 마니아을 충분히 만족시켜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답게 세계 스포츠카시장에서도 국내 메이커들이 당당한 경지에 오르는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