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00弗가면 항공주가 가장 큰 타격"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08.05.1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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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200달러로 갈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으로 항공주가 꼽혔다. 해운주와 석유화학주 역시 영향을 받고 있지만 항공주에 비하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연료비로 사용한 금액은 각각 8116억원, 31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4%, 40% 급증했다. 항공기에 쓰이는 제트유는 1분기 배럴당 133달러, 일반 원유인 WTI는 약 100달러였다.



이 영향으로 1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196억원, 아시아나 항공은 3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87.1%, 20.7% 감소했다.

따라서 유가가 지금보다 추가로 크게 오를 경우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운항횟수 등 다른 조건이 일정할 경우 유가가 지금보다 50%만 올라도 대한항공은 연료비가 1조2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4600억원 수준으로 껑충뛴다.



운항횟수 축소, 항공요금 인상, 생산성 향상 등 업계의 노력으로 원가상승요인을 흡수하기는 쉽지않은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두 달 전만 해도 '중립' 의견이 2곳에 불과했지만 현재 5곳으로 늘었다. 목표주가도 뚝 떨어졌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월쯤 9만7000원에 달했으나 최근 하향조정이 잇따르며 7만4000원으로 낮아졌다. 최저가는 5만5000원으로 현 주가와 별반 차이가 없다.

대한항공의 목표가를 기존 10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대폭 내린 최원경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항공유 평균 구매 가격은 최소 배럴당 130달러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2분기 1126억원의 영업손실을 전망했다.


지헌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연료비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49.4%, 40% 증가했다"며 "현재 원가중 항공유의 비중이 35%나 되는데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연료비의 비중은 40~5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에 앞서 투자자들은 매도에 나선지 오래다.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대한항공 (22,550원 ▼50 -0.22%)아시아나항공 (9,770원 ▲280 +2.95%) 등 두 항공사의 주가는 지난해 11월6일 종가대비 40% 이상 하락했다.



◇해운주, 벙커-C유 50% 상승..다행히 벌크시황은 강세

해운주는 항공주보다는 유가상승 위협이 덜한 편이다. 원가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벌크선 사업부문과 같은 완충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운송선에 쓰이는 벙커-C유 가격은 1년 전보다 50.1%나 상승, 톤당 5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 선사의 전체 매출원가 중 연료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미만에서 17% 이상으로 늘었지만 항공보다는 훨씬 덜하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진해운의 운항원가 비중을 보면 연료비와 운반비를 합친 비중이 전체 운항원가의 35.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운송시장이 벙커-C유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을 해소하려면 2007년 대비 15% 이상의 운임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운임인상에 대한 기대보다는 비컨테이너 사업부문의 실적개선에 더 주목하고 있다.

엄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모두 전체 매출 중 컨테이너 사업부문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영업이익은 벌크선 사업부문이 더 많다"며 "이들은 벌크시황 강세로 당초 예상 이상의 수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석유화학주, 가격전가 빨라 부담 적다
석유화학주는 경기침체가 동반되지 않는 한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임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석유화학제품은 기본적인 생필품에 해당한다"며 "경기침체가 동반되지 않는 유가상승은 석유화학 경기를 크게 악화시키는 요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물론 유가 상승 기간중 이익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가격전가가 빠르므로 수출제품의 경우 한달, 내수제품의 경우 두달 정도면 이익은 회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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