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80%, '가정에서 부모가'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4.3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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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아동학대보호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 사례 10건 중 8건은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동학대사례로 판정돼 정부의 보호를 받은 학대피해아동을 분석한 결과, 아동학대의 79.6%는 가정에서 발생했고, 아동학대 행위자가 부모인 경우는 81.1%나 됐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은 30일,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한 ‘2007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는 9478건으로 전년도 8903건에 비하여 6.5%, 학대아동 보호건수는 5202건에서 5581건으로 7.3% 증가했다.

이는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학대피해아동 신고율과 보호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01년 17개 불과하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해 44개로 늘었다.



선진국과 비교해 학대피해아동에 대한 보호율은 아직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인구 1000명 당 학대아동보호율을 보면 미국이 11.9명(2004년 기준), 일본이 1.6명(2005년 기준)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0.52명(2007년 기준)에 불과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아동학대 피해자의 절반 이상인 52.7%는 만 7~12세사이의 초등학생이었다. 아동학대는 거의 매일 발생한 경우가 50.5%로 가장 많았고 2~3일에 한번 발생한 경우도 10.8%나 됐다.

양동교 복지부 아동청소년관리과장은 “초등학생은 영유아와 달리 학교 등에서 가정 내에서 발생한 학대흔적이 쉽게 발견된다”며 “또 청소년기에 비해 아동의 자기보호능력이 낮아 아동학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보호자가 아동의 양육과 보호를 소홀히 하는 방임이 가장 높은 비중(37.7%)을 차지했다. 양동교 과장은 “방임은 빈곤과 이혼으로 인한 가정해체와 상관관계가 크다”며 “방임이 전체 보호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두 가지 이상의 학대가 함께 발생하는 중복학대가 2087건(37.4%), 정서학대 589건(10.6%), 신체학대 473건(8.5%), 성학대 266건(4.8%), 유기 59건(1.0%)의 순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학대피해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잠재학대아동에 대한 발견율을 높이기 위해, 사회복지전담공무원과 교사 등 신고의무자들에 대한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또, 아동학대가 많이 발생하는 초등학생의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아동학대예방교육 및 올바른 양육방법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상대적으로 학대사실을 발견하기 어려운 영유아들에 대해서는 학대발견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학대유형 중 비중이 가장 높은 방임아동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방임아동에 대한 가정방문, 방과후 프로그램, 영유아 발달지원, 학대예방·안전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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