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12층 뺀 제2롯데월드 추진 '왜'?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8.04.3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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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112층 초고층 빼고 주변 저층부부터 우선 추진
- 지난 9일 편법으로 사업 추진하다 건축위로부터 된서리
- 법적 문제 해결되면 112층 초고층 빌딩 건립도 추진할 예정


롯데가 그룹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 사업의 시동을 걸었다.



지난 9일 112층 건물을 40층으로 축소, 편법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서울시로부터 된서리를 맞은 롯데가 3주만에 방침을 바꿔 11층 높이의 주변 건물부터 짓는 복안을 내놓았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롯데물산, 롯데쇼핑, 롯데호텔)가 송파구 신천동 29번지 일대 8만7182.8㎡에 추진중인 '제2롯데월드' 건축계획안이 지난 29일 서울시 건축위원회를 조건부로 통과됐다.



롯데는 지난번 심의에서 지하5층~지상40층 높이로 짓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당시 건축위는 롯데가 112층에 맞게 설계된 엘리베이터와 대피계단 등을 40층 건물에 억지로 짜맞췄다고 판단, 심의에서 탈락시켰다.

시 관계자는 "롯데가 40층으로 일단 승인을 받은 다음 나중에 112층 규모로 설계변경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가 제출한 건축안이 형식적으로는 40층 건물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112층 높이의 설계안이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롯데는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112층 초고층 건립안을 제외, '제2롯데월드' 건축계획안을 건축위에 제출했다.


↑ 제2롯데월드 조감도.↑ 제2롯데월드 조감도.


롯데는 앞으로 현재 진행중인 헌법 소원 등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112층 빌딩도 건립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앞으로 법적인 하자 없이 단계적으로 '제2롯데월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헌법소원 관련 문제도 마무리되면 그동안 논란이 됐던 초고층 빌딩도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8년 건축허가를 받아 지하5층~지상36층 높이로 진행된 '제2 롯데월드'건축안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시절인 2006년 2월 심의에서 지상 112층(555m)으로 높이가 변경됐다.

하지만 같은해 6월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의 요청에 의해 203m로 다시 높이가 제한되면서 기존 건축심의가 유보·반려됐다. 이후 롯데는 112층 높이로 짓는 건축계획을 계속 추진했지만 번번이 정부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행정소송을 제기, 현재 소송이 진행중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청와대에서 개최된 '민관합동회의'에서 나온 '제2롯데월드' 허용 논란과 관련, 롯데의 이번 '제2롯데월드' 건축안 제출 및 통과는 예정돼 있었다는 반응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8일 '제2롯데월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자고 입장을 밝혔지만 롯데는 이미 물밑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었을때 추진된 사업이었기 때문에 롯데로서는 이번 정권내에서는 사업이 꼭 추진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라며 "법적인 문제로 사업을 지연시키느니 차라리 주변 저층건물부터 추진하다 나중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게 낫다고 판단하지 않았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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