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World of Warcraft)의 캐릭터 중 오크가 늑대를 탄 모양의 동상이 들어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본사 앞 광장.
널직한 잔디밭이나 농구장, 배구장 등 체육시설이 흡사 대학 캠퍼스에 온 것같았다. 블리자드 직원들은 실제로 2만2000㎡의 부지에 3개동으로 이뤄진 이곳을 '블리자드 캠퍼스'라고 불렀다. 2500명의 블리자드 직원 가운데 1100명이 근무하는 이곳에서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와 WoW의 두번째 확장팩 '리치 왕의 분노'가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블리자드 캠퍼스 중앙건물의 전시관에 진열된 한국 관련 물품들. 국내 식음료, 신발업체들과 공동 마케팅을 펼친 흔적을 볼 수 있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저서 도 눈에 들어온다.
91년 설립된 작은 게임사, 블리자드가 매출 1조원을 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데는 불과 18년이 걸리지 않았다. 이 때문일까. 블리자드는 게임업계에서 이직률이 제일 낮은 회사로 꼽힌다.
근속연수 5년이 된 직원에게는 검이 주어진다. 게임 속 아이템을 실물 크기로 만들어 선물하는 것. 10년이 되면 방패, 15년이 되면 반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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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캠퍼스 중앙 광장에는 조만간 21피트 높이의 동상이 세워진다. WoW의 캐릭터 중 하나인 '오크'가 늑대를 타고 선 모양이다. 블리자드의 처녀작도 '오크&휴먼'이었다. 블리자드에게 오크는 특별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블리자드코리아 엄미나 과장은 "작년 말 본사 사옥을 어바인으로 이전하면서 모든 직원들에게 미니 오크 동상이 배달됐다. 초심으로 모든 직원이 같이 시작하자는 의미"라고 전했다.
▲미국의 우주인인 덴 베리가 들고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했다는 스타크래프트 CD. 덴 베리는 지난 3월 블리자드의 어바인 본사를 방문해 우주에서의 경험을 직원들과 나누고 갔다. 그는 우주인 훈련 중에 가족들과 차단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베틀넷'에 접속, 가족들과 온라인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다고 한다.
블리자드 개발자들은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회의와 의사소통에 할애한다. 이 때문에 각자의 사무실이 있어도 일할 때는 공동의 작업공간을 이용한다. 이메일이나 전화로 얘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속전속결로 얼굴 보고 대화해야 불필요한 업무를 줄일 수 있다는 것.
직원들의 레저나 커뮤니티 활동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일례로 샘와이즈 디디에 수석 아트 디렉터는 사내 밴드인 '70레벨 정예 타우렌 족장 밴드'의 리드 보컬이고, 마이클 모하임 사장은 베이스 기타를 맡고 있다.
블리자드 개발자들의 이력은 뉴욕대 예술학 석사 취득자부터 대형 마트 종업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게임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다면 학력은 중요치 않다. 이런 파격이 스타크래프트와 WoW의 성공을 일궈낸걸까.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본사 카페테리아에서 직원들이 머리를 식히기 위해 카드게임을 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사옥 곳곳에 직원 휴게실을 마련, 수시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