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제일화재 인수 추진, 예보 어떤 입장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04.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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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21일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받던 제일화재 (0원 %)의 경영권 인수에 나선다고 밝힌 가운데, 대한생명 지분을 가지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도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보는 대한생명 지분 49%를 가지고 있는 주요 주주. 여타 지분과 경영권은 한화그룹에 넘겼지만, 제일화재 지분을 인수한 한화가 대생 혹은 한화손해보험 등과 합병을 추진할 경우 이해 당사자로 떠오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생명의 한화손해보험 지분율은 59.8%다.



예보는 이번 한화그룹의 움직임을 인지하지 못한 만큼 사태파악에 주력하고, 일단은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예보 회수관리실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제일화재 인수추진) 내용은 사전에 알지 못한 사안이며, 일단 한화측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한화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제일화재 지분을 매입하는 형태라 공식 입장이 없다"면서도 "다만 한화가 제일화재를 인수한 후 대생이나 한화손보와 합병한다는 등의 내용이 있다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화그룹이 단순히 제일화재의 백기사로 나선 것인지, 아니면 경영권을 인수해 한화손보 등과 합병시킬 것인지 아직 불분명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화그룹이 제일화재를 인수한다면 시너지를 위해 한화손보와 합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예보 역시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한화의 제일화재 인수는 사실상 예보가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사안이 워낙 민감하기 때문에 예보에서도 섣불리 입장을 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예보를 제외한 대생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긴 했지만, 예보측 지분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독자적인 결정이 사실상 힘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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