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 사업 확장 시너지 '부푼 꿈'

김일태 외부필진 2008.04.3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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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김일태의 기업이야기

강원랜드 (17,730원 ▼150 -0.84%)는 폐광지역개발지원에관한특별법(이하 폐특법)에 의해 2015년까지 영업이 보장되어 있는 국내 유일한 내국인 출입 허용 카지노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독점기업이다. 2006년 하이원리조트의 성공적인 개장을 계기로 기존 카지노사업체에서 종합 가족형 리조트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우수한 현금흐름 창출능력



강원랜드의 실적추이를 살펴보면 2000년 스몰카지노 개장, 2003년 메인카지노 개장 이후 2005년 3분기까지 드라마틱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 후 2005년 4분기에 바다이야기 사건이 터지면서 매출과 이익이 급감해 사상 처음으로 역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바다이야기 사태가 잠잠해지자 2006년 3분기부터 기저효과가 발생하였고 하이원스키장 개장 첫해인 2007년 1분기 매출액 2851억원, 영업이익 1024억원, 당기순이익 842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7년 4분기 기부채납 463억원 등 각종 일회성 비용의 발생으로 실적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고 하이원스키장 개장 2년차를 맞아 최대 성수기로 등극한 올해 1분기 실적이 자못 궁금하다.
강원랜드, 카지노 사업 확장 시너지 '부푼 꿈'


강원랜드는 하이원스키장과 골프장 등을 통해 가족형 리조트로의 변신을 지향하고 있으나 아직도 매출의 약 96%가 카지노에서 나오는 카지노 운영업체이다. 실질적으로 스키장과 골프장,워터파크, 산악도로 등의 위락시설은 카지노 비즈니스의 부정적인 인식을 완화시키고 카지노 방문객수를 늘리기 위한 유인수단과 서비스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



이러한 유인수단과 이미지개선 수단으로 인해 강원랜드의 수익성은 점차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다. 실제 수익성 지표 추이를 보면 2001년 대비 2007년의 경우 OP마진이 65.6%에서 39.21%로 감소하였고 NP마진은 47.2%에서 27.5%로 감소하였다. ROE의 경우 60.1%에서 18.66%까지 감소한 상태이다.
강원랜드 수익성 추이강원랜드 수익성 추이
◆매스마켓으로의 지향

조기송 사장의 지휘 아래 강원랜드의 경영전략은 VIP 하이롤러 타게팅 영업전략보다는 불특정 일반고객에 타겟팅하는 경영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이원골프장, 스키장, 워터파크 등의 위락시설 건설이 바로 그러한 맥락이다. 강원랜드의 타겟포커싱이 하이롤러에서 매스마켓으로 변하는 이유는 바로 하이롤러보다 매스고객의 경우 홀드율이 일정하게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점 때문이다.

즉 카지노 비즈니스가 확률의 게임이기 때문에 n(승수)이 많아지면 예측가능한 실적의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따라서 강원랜드는 장기적으로 회사 매출액의 근간을 진폭이 크고 프로모션비용이 많이 드는 소수의 VIP대상 영업에서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실적이 보장되는 일반 고객과 슬롯머신 쪽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략은 숫자로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데 2007년 4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VIP매출비중은 36.2%에서 25.6%로 10% 이상 감소한 반면에 일반고객비중은 48%에서 52.8%로, 슬롯머신 매출비중은 12.5%에서 16.6%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매스비지터의 증가로 인해 강원랜드는 안정적인 홀드율 유지가 가능해지는 영역으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회사 매출액의 근간이 소수의 VIP 하이롤러 대상 영업에서 일반 고객과 슬롯머신 쪽으로 가져가는 라스베가스나 마카오식 카지노 리조트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는 향후 경쟁자가 등장하더라도 해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매스고객의 증가는 데일리비지터 수의 증가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2006년 일평균 4914명에서 2007년 6718명으로 무려 36.71%가 증가하였다. 이는 하이원스키장 이펙트의 영향으로 보여진다. 비지터당 스펜딩이 감소한 것도 매스고객의 증가를 의미한다.
강원랜드 홀드률 추이강원랜드 홀드률 추이
강원랜드 데일리비지터 및 비지터당스펜딩 추이강원랜드 데일리비지터 및 비지터당스펜딩 추이
◆독점붕괴와 증설의 기로에서



현재 강원랜드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성장이 제한된 규제산업이라는 점이다. 고수익성의 근간이자 핵심 비즈니스인 카지노사업의 확장을 위한 테이블 증설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이블 증설의 경우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출범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제정 문제로 눈치만 보며 표류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이미 테이블 증설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놓았다. 테이블 증설 허가만 나면 기존 음식료업장 등을 이전시키고 그 자리에 카지노 테이블을 집어넣을 준비가 이미 되어 있고 테이블 증축 설계안도 이미 마련되어 있어 1년 안에 정상영업이 가능한 상태이다.

반면에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내국인 카지노사업권에 대한 독점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마카오를 필두로 아시아지역 카지노사업의 팽창으로 카지노 해외관광으로 인한 국부유출이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카지노 해외 관광으로 인한 국부유출을 막고 국내 카지노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을 위해 제2의 내국인 카지노 허가 논의가 일고 있다.



제주도, 새만금, 인천 송도 경제 자유구역, 전남 제이프로젝트 등에서 내국인 카지노 유치 논의가 일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최근 관광객이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도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제2의 내국인 카지노 설립의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수많은 이해 당사자간의 첨예한 대립이다. 과거 강원랜드에 허가권을 내주던 시기와는 달리 이미 강원랜드를 통해 내국인 카지노사업은 검증된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일정 당사자에게 사업권을 준다는 것을 엄청난 특혜가 될 수 있고 그러한 특혜를 주려면 모두가 납득할만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저항없이 추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해외 카지노 관광으로 인한 국부유출을 막고 국내 카지노 관광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과연 강원랜드의 독점 상태를 붕괴시킬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강원랜드의 테이블 증설을 허가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시켜 줄 것인가가 관건인데 필자가 보기에는 독점붕괴로 인한 실보다는 증설로 인한 득이 더욱 커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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