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신용등급 오를까 내릴까

더벨 황은재 기자 2008.04.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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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⑥1년반째 등급전망 '유동적'..신평사들 "6월엔 결판낸다"

이 기사는 04월15일(12:5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랜드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1년반째 미루고 있다. 한국까르푸 인수후 BBB-등급에 '유동적'이란 꼬리표를 붙인채 요지부동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신용평가사들이 이랜드그룹 봐주기를 하고 있다"라는 비난이 적지 않았다.



평가사들은 올해 6월 정기평정때는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등급을 올릴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는 '유동적'이란 어정쩡한 태도를 버리겠다는 것이다.

이랜드그룹은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갔다. 이랜드리테일의 리파이낸스(Refinance)와 상하이패션의 기업공개(IPO)를 늦어도 5월초까지 마무리 지으려는 이유중 하나다. 모든 게 성공적으로 끝나면 내심 지금보다 두 단계 높은 'BBB+'까지 오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박병기 이랜드리테일 이사(CFO)는 "홈에버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인수금융 리파이낸스와 이랜드상하이패션의 상장까지 마무리되면 그룹의 신용등급이 상향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평사들은 이번 정기평정에서 '한국까르푸 인수 이후 확대된 재무부담. 한국까르푸의 영업실적,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 계획'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지난해말 현재 시점에서 보면 이랜드리테일이 높은 점수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까르푸 인수로 인한 재무부담은 여전하고, 영업실적에서 시너지도 크게 보이지 않는다.


작년말 현재 이랜드리테일의 부채비율은 651.3%에 199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EBITDA는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275억8500만원에 그쳤고 이자보상배율(EBITDA/이자비용)은 0.27배에 불과했다.

이랜드리테일측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매장 리뉴얼과 노조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들어 이랜드리테일의 1분기 매출은 57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3%증가했다. 매출 총이익률도 패션PB와 가전부분의 수익성 개선으로 23.0%를 기록했다. 그러나 1분기 실적개선이 신용등급 결정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는 어렵다.

관건은 이랜드리테일측이 제시하고 있는 장밋빛 영업전망을 신평사들이 인정하느냐 여부다. 평가사들은 매출 분야별 영업실적 등 세밀한 근거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평사 담당자는 "홈에버의 주장대로 영업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될지 여부는 면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평가사는 리파이낸스를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M&A"의 후유증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다만 리파이낸스에 성공할 경우 부채비율이 200%대로 하락하고 이지비용도 연 200억원 이상 줄어들 수 있어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영업실적 개선 가능성이 없다면 리파이낸스의 의미도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상하이패션의 상장은 지주회사격인 이랜드월드의 계열사 지원능력을 높인다는 면에서 신용등급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 평가사 담당자는 "상장으로 인한 실제 현금유입 규모 등을 예상하기 어려워 상직적 의미 이상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랜드그룹으로서는 신용등급이 올라가지 못하는 것 자체가 타격이 될 수 있다. 한국까르푸 인수 이후 최소한 채무상환능력 개선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등급이 오른다면 Pre-IPO로 이어지는 자금 조달 흐름이 순탄할 수 있다.

한편 나이스채권평가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형성된 금리에 반영된 이랜드리테일, 이랜드, 이랜드월드 3개사의 신용등급은 BB+ 수준이다. 4개월째 자기등급(BBB-)를 하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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