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상하이패션 홍콩IPO '돈줄'될까?

더벨 황은재 기자 2008.04.1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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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이랜드그룹]⑤ 씨티ㆍ골드만ㆍUBS가 공동 주관..신주매출 15% 예상

이 기사는 04월14일(11:3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의 해외유상증자와 별도로 이랜드상하이패션의 홍콩 증시 상장 허가를 지난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상장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상장을 위한 프리마케팅이 현지에서 이미 시작됐다. 정식 로드쇼는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며 상장일은 다음달 8일로 예상된다.

이랜드그룹은 상하이패션의 홍콩 증시 상장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상장절차가 진행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상장 인가를 무효로 할 수 있다는 홍콩 증시의 규정 때문이다.



상하이패션의 상장 주관은 글로벌 투자은행(IB) 3곳이 담당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해외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씨티글로벌마켓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UBS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상하이패션은 현재 15개 브랜드 15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하이패션의 작년 매출액은 2178억원, 당기순이익은 32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저가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E.LAND'가 현지에서는 고가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하이패션의 홍콩 증시 상장 성공 여부는 올해 이랜드그룹의 재무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평가된다. 신용평가사들의 관심이 특히 높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상장을 통해 외부자금 확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이랜드그룹 계열사들을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리지 않아도 될 근거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이랜드그룹의 핵심 4개사의 실적은 줄줄이 악화돼 총 30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랜드리테일이 199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뉴코아는 이랜드리테일의 지분법 투자 관련 손실 확대로 9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한국까르푸 인수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특히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12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651.3%로 2006년말보다 1.8배 가량 늘었다.

글로벌 IB들이 현재 평가하는 상하이패션 자본가치는 1조5000억원~1조6000억원 정도.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2조2000억원 정도로 평가됐지만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신용경색 확산으로 홍콩 증시가 하락하면서 6000억~7000억원 가량 줄었다.



상하이패션의 IPO 규모는 3000억원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IPO 의무 물량인 자본가치의 15%에 해당하는 신주매출과 5%의 구주매출이 이루어진다는 가정에서다.

구주매출이 전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박성수 회장이 당분간 상하이패션의 지분을 보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경색이 점차 완화되면 주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구주매출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주매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IPO 규모는 2200억~24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상하이패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이랜드월드에 당장 유입될 현금은 없다. 다만 IPO 이후 주가가 오를 경우 지분법상 평가이익이 확대될 수 있다. 지난해 이랜드월드는 상하이패션의 지분법 평가익으로 323억3800만원을 거뒀다.



구주매출은 IPO 시점으로부터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6개월 후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구주매출 수량과 주가 수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긍정적인 예상이 맞아 떨어질 경우 이랜드월드에 수천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랜드월드가 이랜드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열사의 재무 상황을 호전시키는 '안전판'이자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사모펀드인 우리PE는 상하이패션 상장을 노리고 대주주인 이랜드월드의 상환우선주와 전환사채에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을 지난해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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