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경영쇄신 발언 의미는?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8.04.1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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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 qwe123@ⓒ이명근 기자 qwe123@


이건희 삼성 회장이 11일 특검 조사를 마친 뒤 모든 책임을 질 것이며, 경영쇄신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회장 퇴진설'까지 나오는 등 큰 변화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 측은 이 회장의 발언이 '일선퇴진'까지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 측은 이날 '이 회장의 퇴진설'이 불거지자 이 회장의 발언은 "이 회장 본인이나 고위경영층의 퇴진을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며 "특검 결과,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 분야의 제도 개선이나 후속조치를 해서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 멘트의 출처에 대해 '한남동(이건희 회장 자택)'이라고 말해 이건희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해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 회장이 "이번 일을 계기로 그룹 경영체계와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쇄신 문제도 깊이 생각해 볼 것이다"라는 의미는 확대해석할 경우 일선퇴진을 의미할 수 있으나, 이 회장 본인이 직접 그 의미가 아님을 강조한 것으로 봐선, 도의적으로나 법적 책임을 지고 문제해결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일선 퇴진은 아니더라도 삼성 그룹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은 불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현재 가능한 시나리오는 우선 전략기획실의 축소 혹은 폐지다. 삼성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전략기획실이 이번 경영권 승계나 비자금 관리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특검에서 밝혀질 경우 전략기획실을 유지하기는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2005년 X파일사건이 터진 이후 이듬해 2월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의 대국민 성명서를 내고, 구조조정본부의 기능을 축소하고 이를 전략기획실로 전환한 바 있다. 따라서 전략기획실 기능을 축소 혹은 폐지하고 각 계열사의 자율 경영체제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 그룹은 차제에 금융과 제조부문으로의 지주회사 전환 등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그동안 매주 수요일 50여개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수요회의'를 통해 임원들의 교양수업과 함께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고, 과거 구조본 시절에는 이학수 실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한 11인 구조조정위원회를 통한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해왔다. 전략기획실이 해체될 경우 이같은 각 계열사 사장단 중심의 집단 경영체제 및 자율경영체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 출발의 의미에서 대대적인 인사 태풍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의 수사발표에서 어느 정도의 사법처리가 결정되느냐에 따라 밑바닥부터의 변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회장이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쇄신문제'를 언급한 점에서는 이 회장 본인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병철 선대회장이 한때 2년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적이 있는 만큼 삼성 측에서 극구부인하고 있지만 이 회장의 '휴식'에 대해서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오는 23일 조준웅 특검의 수사종결 이후 삼성 내부에는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그 바람이 어느 정도의 폭풍으로 다가올지는 아직까지는 점치기 힘들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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