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 모아서 남주는 청년들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8.04.07 11:19
글자크기

희망제작소와 함께 사회적기업가아카데미 차린 넥스터스

소시지 모아서 남주는 청년들


20대 청년들이 지난 4일 '소시지팩토리'를 열었다. 소시지 팔아 돈 벌려고? 아니, 배워서 남 주려고.

여기서 '소시지(Socie知)'란, 사회(Society)의 지식(知)이란 뜻이다. 청년들은 그중에서도 우선 좋은 일하면서 돈도 버는 기업, 즉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식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렇게 모은 지식을 사회와 나누겠단다.

이 기발하고 기특한 아이디어는 아주 단순한 동기에서 비롯됐다. 어느 날 '넥스터스'(www.nexters.org) 회원인 김영민(서강대 경영4)씨의 부모가 김씨에게 물었다. "너희들이 한다는 일이 뭐니?"



김씨는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나 사회적기업에 대해 토론하고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부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하는 일을 부모한테도 설명하지 못하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아카데미를 만들어 나부터 제대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지요."



11개 대학에서 모인 19명의 회원들이 김씨의 의견에 공감하고 아이디어를 보탰다. 이종익(연세대 경제4)씨는 김씨와 함께 아카데미 설립안을 짰다. 나혜선(단국대 언론홍보4)씨는 '소시지팩토리'란 작명을 내놨다. 여기에 희망제작소가 결합하자 '소시지팩토리'의 모양새가 갖춰졌다.

넥스터스 대표를 맡고 있는 김정헌(서강대 경영4)씨는 "이것이 넥스터스 활동이 재밌는 이유"라고 말했다.

"넥스터스를 통해선 내가 생각한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해볼 수 있어요. 친구들이 서로 그것을 실현할 수 있게 도와주죠. 여기서 우리는 즐겁게 일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어요."


하는 일이 '배워서 남주는 것'이라 더욱 즐겁다. 이들은 국내외 사회적기업 양성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사회적기업들을 탐방해 청년들이 줄 수 있는 도움을 줄 계획이다.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이 하나의 예. 박미란(성신여대 정치외교4)씨는 "빈 건물을 젊은 사회적기업가나 활동가에게 저렴하게 임대해주자"고 제안한다.



"영국에선 건물이 3개월 이상 비어 있으면 건물주가 세금과 약간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이때 건물주가 사회적기업에 빈 공간을 저렴하게 임대해주면 벌금을 낮출 수 있어요."

이들의 모토는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의욕이 앞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이상 많이 일하게 되면 나중에 부담이 커져 활동을 지속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우리는 순수하게 자비를 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재밌게 일하는 것이 목적이지요. 친구들의 자발성을 최대한 발현해주고 싶습니다."



넥스터스의 월 회비는 1만원. 이 돈은 명함 등 공동비용에 쓰인다. 하지만 매주 회의할 장소가 없어 인터넷이 제공되는 카페를 전전하고 있다.

이들은 일요일 오후에 회의장소를 제공해줄 곳을 찾고 있다. 넥스터스 활동에 동참할 청년들도 찾고 있다. 문의는 대표메일([email protected])로.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