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달러, 예측이 안된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4.0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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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표 부진에 약달러 전망 다시 득세…달러/유로 1.65불 간다

'진정 하루살이 외환시장인가?'

전날까지 달러가치가 3일정도 반짝 반등하자 "약달러가 드디어 끝났다"는 호들갑 스런 반응이 나오며 달러를 매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썰물처럼 밀려들었다.

그러나 3월 고용지표가 발표되자 이 같은 분위기는 쏙 사라지고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위기가 다시 형성됐다. 그야말로 '일희일비'할뿐 장기적인 고찰과 고민을 별로 찾아볼 수 없다는게 지금 외환시장의 문제인듯 하다.



5일 미국 고용 지표 악화와 그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지속 기대감으로 최근 강세를 나타내던 달러화가 다시 약세로 반전했다.

이날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34% 오른 1.573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77% 하락한 101.48엔을 기록했다. 달러가 엔, 유로에 대해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확대에 달러 약세 전망 봇물

달러는 지난달 18일 금리 인하 발표 이후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줄었다는 분석으로 1.54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반등세에 그쳤다.

미국 3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전월대비 8만명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예상을 깨고 더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당분간 달러 가치가 강세로 반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1.75%로 50bp(0.5%p) 인하할 가능성을 38%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전날 20%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자넷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성장을 지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반면 유럽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쉽게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한번정도 인하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유럽 금리인하 안할 경우 약달러 추세 반전 어려워

그러나 ECB는 "유럽은 미국과 다르다. 유럽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고 밝히며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ECB는 오히려 유럽 국가들이 인플레이션 위기를 고조시키지 않도록 임금 인상 억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CB는 미국과 달리 15개국 단일통화를 유지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경기가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하지 않는 이상 금리를 쉽게 인하하지 않을 것이다. ECB가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는다면 달러화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

RBS그린위치의 앨런 러스킨 글로벌 외환투자전략가는 "달러 약세 추세는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면서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뉴욕의 외환투자전략가인 마이클 울포크는 "3월 고용 지표는 그야말로 재앙수준이었다"면서 "이 지표는 달러/유로 환율이 1.60달러 돌파를 시도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달러/유로 1.65달러…엔/달러 80엔까지 떨어진다

이에 따라 전날 반짝 등장했던 '약달러 종결 가능성'이 그야말로 가능성으로 끝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달러는 미국 연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2.25%까지 낮추면서,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상당히 줄었다는 이유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도쿄 미쓰비시 UFJ 은행의 외환투자전략가인 폴 처트코우는 "미국 달러화는 향후 몇년동안 지속적으로 약세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달러/유로 환율이 이번분기 1.65달러까지 오를 수 있으며, 엔/달러 환율은 80~85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처트코우는 과거 1980년대 달러화의 평가절상을 정확히 예측해 각광을 받았다. 그는 "미국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약달러를 방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달러의 약세가 끝났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마켓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있다는 판단으로 최근 올들어 처음으로 달러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달러가치가 오를 것으로 믿고 롱포지션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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