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육종(뼈암)으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으면서도 목발에 의지해 히말라야 등반에 성공한 소년이 있다. 주인공은 안나푸르나산 등정을 마치고 지난 28일 귀국한 서성민(17)군.
"2005년 7월 암진단을 받고, 지난해 8월까지 다리 2번, 폐 2번, 머리 1번 등 모두 5차례의 수술을 받았습니다. 당시엔 외출조차 제대로 못하고 병원에만 머물러 있게 돼 자꾸만 심적으로 위축이 됐습니다.”
↑ 서군(왼쪽에서 3번째)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 올라 미소짓고 있다.
히말라야 등반 중 머문 숙소에 서 군은 ‘10년 후 다시 오겠습니다’란 문구를 새겨놓고 왔다. 기회가 주어지면 더 높은 곳까지 다시 등반하겠다는 것이 서군의 바람이다. “사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보만 갖고 무작정 히말라야에 올랐습니다. 한 번 다녀오니 조금은 산에 대해 알겠더라고요. 다음번에는 꼭 제대로 준비해서 더 높은 곳까지 오르고 싶습니다.”
김씨는 서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긍정적인 성격을 꼽았다. “성민이가 소아암으로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엔 한동안 굉장히 힘들어 했지만, 점차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 서군(가운데)은 "10년 후에는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씨는 “현실은 이미 주어졌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힘들어하기 보다는 앞으로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제 내면에 숨겨져 있던 긍정적인 생각을 성민이가 꺼내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성민이에게 많이 배우며 함께 치료를 이겨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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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서군은 병원으로 돌아갔다. 등반을 위해 미뤄둔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다. 김씨는 소아암 환자 부모들에게 “암은 신체뿐 아니라 마음도 병들게 한다”며 “한정된 인간관계가 아이들의 사회성을 떨어뜨리기 십상”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심리적인 부분은 암 치료와 함께 아이들과 가족들이 함께 해결해나가야 하는 또 다른 문제”라며 “새로운 목표와 희망을 자꾸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군은 끝으로 암을 앓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어머니 김씨가 항상 자신에게 하는 말을 들려줬다.
“네가 다리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아들이란다. 네가 암세포를 품고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내 사랑하는 아들임에는 변함이 없단다. 하늘이 갈라져도 널 응원하는 엄마가 여기에 있고 이 사실만으로도 넌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란다. 네게 히말라야 등반보다 더 근사한 일들이 앞으로 계속 일어날 거라는 사실을 엄마는 믿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