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아커야즈 2대주주 반란 일단 진압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04.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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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주주측 이사 교체안 상정 안돼..STX 지분 우세 확인

STX (7,980원 ▼80 -0.99%)그룹이 크루즈선 분야 세계 2위인 노르웨이 아커야즈 인수를 진행하는 도중에 불거진 '2대주주'의 반란을 일단 진압했다.

아커야즈의 2대주주인 노르웨이 조선업체 하브야드는 1대주주인 STX가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심사로 아커야즈의 의결권 행사를 못하는 틈을 타 경영권 참여를 시도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아커야즈는 전날 노르웨이 오슬로 현지에서 임시주주 총회를 열어 하브야드측이 제안한 이사 4명에 대한 신규 선임안(4명 중 2명은 교체)의 상정 여부를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현재 아커야즈의 이사수는 8명으로 이 안이 통과됐다면 이사수는 10명으로 늘어나고 이중 4명이 하브야드측 인사로 채워지게 돼 있었다. 지난해 아커야즈 지분 39.2% 인수 계약을 체결한 STX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하브야드는 최근 지분을 10.2%로 늘려 2대주주로 올랐다.



표결 결과 총 참석주식수 8565만3037주의 57.8%인 4950만6467주가 반대, 41.8%인 3584만3596주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주식수 1억1360만7085주를 기준으로 보면 STX측은 43.6%를, 아커야즈는 31.6%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EU의 반독점 심사로 의결권이 묶여 있던 STX는 EU측에 임시 의결권 사용을 허가받아 극적으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하브야드가 임시 주총 직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1대주주인 STX(39.2%)에 버금가는 40%의 우호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해 긴장했었다.


하브야드측이 이사 선임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노린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하브야드가 STX의 아커야즈 인수에 대한 유럽 조선업계의 부정적인 기류, EU의 반독점 심사로 인한 의결권 동결 등을 활용해 지배구조 변화를 꾀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분 경쟁 와중에 주가가 상승할 경우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STX 관계자는 "이사 선임을 요구했다는 것 외에 하브야드측의 정확한 의도는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 선임안은 부결됐지만 하브야드측이 상당한 지분 동원력을 과시함에 STX로서는 당분간 2대주주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아커야드의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25일께로 예정돼 있다. STX의 아커야즈 인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수 있는 EU의 반독점 심사는 다음달 15일까지 결론이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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