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27일(14:3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대우조선해양이 드디어 인수합병(M&A)시장의 매물로 나왔다. 등장과 동시에 "얼마짜리 딜이 될 것이냐"가 관심의 초점으로 등장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3조5000억원 정도가 경매 시초가(?)라고 볼 수 있다. 27일 기준 시가총액이 약 7조원(주당 3만6000원대)이고 매각대상이 산업은행(31.26%)과 자산관리공사(19.11%)가 보유한 지분 50.37%로 대략 절반정도이기 때문이다.
매각대상이 아닌 다른 조선사와 비교해도 PER, PBR 등이 유사하다는 점은 아직까지 매각에 따른 프리미엄이 주가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달리 말해 3조5000억원을 기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 향후 실적개선치, 인수후 시너지효과, 후보군들간의 가격경쟁 등이 모두 새롭게 반영돼야 매각가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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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대형 M&A의 경우 인수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부분의 딜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은 50%에서 100%까지 형성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인수후보가 줄 서있다 보니 적어도 50%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매각가가 최소 5조원대 후반에서 시작해 7조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미래 실적을 감안할 때 시가총액이 10~11조원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대우조선해양 시가총액은 12조원 가까이 형성된 바 있음을 감안하면 결코 무리한 수준이 아닌 셈이다.
EV/EBITDA를 통해 평가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추정치 기준으로 동종업계 EV/EBITDA는 5~8배에서 형성돼 있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의 EBITDA는 4400여억원대 수준.
하지만 업종별 차이에도 불구, 최근 몇년간 진행된 대형M&A들 대부분이 EV/EBITDA가 최소 12배에서 20배까지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5조원은 가뿐히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조선업종의 호황세가 이어지는 점이나 대우조선해양의 막대한 수주물량은 다른 M&A 매물에 비할 바가 아니란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가격인상을 야기할 최대 요인은 역시 인수후보들의 가격경쟁이다. 이미 포스코를 비롯, GS, 두산, 현대중공업, STX그룹, 동국제강 등이 모두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릴 태세며 이들 중 상당수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의 입지를 놓고보면 어느 기업이 인수자가 되든 업계 재편은 불가피하다.
M&A업계 관계자들은 "매각가가 당초 예상보다 수조원 이상 치솟았던 대우건설 때의 '이상 과열'현상이 이번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경쟁이 치열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봐야 할 정도"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