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강원도 내각?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3.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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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첫 지방 업무보고에서 강원도 배려 강조.. 총선용 발언?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강원도 춘천의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내 스톱모션 스튜디오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장중시' 방침에 따라 지난 12일 경기도 용인의 3군사령부 본청에서 이뤄진 국방부 업무보고에 이어 지방에서 두번째 보고를 받았다.



춘천 애니메이션센터에서 보고받은 이유는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보고장으로 택한 이유는 문화컨텐츠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대통령은 이날 "세계에서 우리 문화 컨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2.8%,세계 9위에 불과하다"며 "성장동력 주력산업인 문화 컨텐츠 산업을 오는 2012년까지 세계 5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대통령 개인의 선호도 보고장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은 "내가 워낙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다. 안시(Annecy)까지 갔다 왔다"고 했다. 프랑스 남부의 작은 휴양 도시인 안시에서 매년 열리는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자 영향력 면에서 애니메이션의 칸 영화제로 불린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애니메이션 산업 현황을 보고받고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인건비 때문에 250개 애니메이션 기업이 도산위기에 처했다'는 업계의 하소연에 "그게 문제야, (미국,일본 업체의)하청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더니 아직도 그렇구만"이라고 했다.

이번 내각,강원도 내각이다
용인에서 업무보고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본격적인 지방현장 보고의 첫 출발지인 춘천에서 이 대통령은 임박한 총선을 의식한 듯 지방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서두에 "문화예술의 도시 춘천에서 업무보고를 하게 돼 감회가 깊다"며 "내각을 책임진 한승수 국무총리가 강원도 출신인 것 다 아시죠?"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이상희 국방부 장관도 강원도 출신이고, 통일을 책임질 김하중 통일부 장관도 강원도 출신이예요, 이번 내각은 강원도 내각이라고 할까..."라고 강원도에 대한 인사배려를 강조했다.



강원도 내각이라고 까지 말하기는 어려워도 실제로 이번 내각에서 강원 출신인사의 비중은 높은 편이다. 총리와 15명 장관의 출신지를 살펴보면 강원은 영남,호남,수도권과 함께 각각 3명을 배출했다. 충청과 이북 출신이 각각 2명으로 뒤를 이었다. 인구비례 등을 고려하면 강원 출신이 배려받았다고 할만도 하다.

보고에 앞서 티타임 시간에 김진선 강원지사가 애니메이션 박물관이 위치한 춘천 중도마을을 소개하며 한승수 총리의 고향이자 박사마을로도 불린다고 설명하자 대통령은 "그 동네에 박사가 많이 났다며.."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도 "춘천이 대한민국 문화의 중심이 되기 바랍니다"라는 쓰는 등 관심과 애정을 표시했다.



한편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은 업무보고에서 배제하라는 '지침'에 따라 정순균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과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이날 보고에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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