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캐피털 파산, 亞증시 엎친데 덮친격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3.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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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3의 모기지 투자회사 부도 공포 확산

"올 것이 왔다. 다음 차례는 누가"
채권단의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요구) 압박을 받아온 미국 모기지 투자펀드인 칼라일 펀드가 마침내 부도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지며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다.

칼라일 캐피탈은 12일(현지시간) 성명서를 통해 "채권단과 협의해 왔으나 자금 조달 안정화를 위한 상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채권단이 자산을 압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압류 이후 남은 절차는 청산이다. 칼라일캐피털은 암스테르담 증시에 상장돼있다.



칼라일 캐피탈이 부도를 내게 되면 미국 최대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의 명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나아가 제2, 제3의 칼라일 캐피털이 언제라도 등장할 수 있다는 공포심까지 확산되고 있다.

칼라일 캐피털은 손버그와 함께 최근 마진콜 공포를 조장한 장본인으로 이후 채권단과 자금 조달 등을 협의 중이었다. 칼라일그룹은 투자은행들에게 마진콜 및 담보로 제공한 일부 모기지 자산에 대한 유동화를 유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도이체방크, J.P.모간체이스 등 채권단은 부족한 증거금을 채우지 못하자 칼라일 그룹의 요구를 거절했고, 이들은 칼라일 캐피털이 보유한 217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자산 매각을 개시했다. 지난 10일까지 매각 규모는 57억달러에 달했다.

칼라일 캐피탈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규모(디폴트)는 현재까지 약 166억달러로,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칼라일 캐피털의 부도는 신용경색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브 프라임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칼라일 캐피탈이 들고 있던 모기지 증권은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정부보증기관을 통한 최고 등급의 모기지담보 증권(MBS)이었다. 그러나 MBS 가치가 형편없이 떨어지면서 투자은행들의 마진콜 요구가 빗발쳤다.


칼라일그룹은 칼라일캐피털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억5000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아시아증시는 환율시장 급변에 칼라일 캐피털 위기까지 더해져 동반 급락했다. 신용경색 심화의 증거로 읽히면서 미 재무부채권은 강세로 돌아섰으며 달러화는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해 12년 이래 최저가로 주저앉았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신저가를 경신했다.



호주 시드니에 있는 인수합병 컨설팅 회사인 인터파이낸셜의 그렉 번디 회장은 "칼라일이 끝이 아니다. 더많은 모기지 투자회사들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문제는 어떤 회사가, 얼마나 많은 규모의 펀드가 위기를 겪을 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투자회사들의 과도한 레버리지도 도마에 올랐다. 칼라일 캐피털의 경우 운용자산은 6억7000만 달러에 그쳤지만 모기지 채권 투자 규모를 늘리기 위해 12개 금융기관으로부터 217억 달러를 빌렸다. 레버리지 비율이 자그마치 32배에 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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