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아제약 지분확대 속내는?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03.0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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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위인 한미약품 (33,750원 ▲100 +0.30%)이 1위 동아제약 (124,800원 ▲600 +0.48%) 주식을 추가 매입, 지분율을 9.13%로 확대했다. 동아제약 최대주주인 강신호 회장의 지분율 12.82%과 불과 3%포인트 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장 마감후 한미약품 (33,750원 ▲100 +0.30%)은 장외거래로 동아제약 지분 20만주(223억6000만원)을 추가매입했다. 이에따라 지분율은 7.14%에서 9.13%로 높아졌다.



회사측은 지난달 한미약품이 매각한 SBS (15,070원 ▼50 -0.33%) 매각대금 166억원의 투자처로 동아제약을 택했다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관심이 크게 증폭되고 있다. 단순투자로 보기에는 한미약품의 지분이 너무 많다는 것.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지분율은 한양정밀화학의 4%를 우호지분으로 합칠 경우 약 13% 수준이다. 강신호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12.82%)를 웃도는 규모다. 물론 강 회장 우호지분인 동아오츠카(6.7%) 등을 합치면 당장 경영권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기업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을만한 규모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미약품의 향후 전략에 대해 업계에서는 몇 가지 예상을 내놓고 있다. 우선 기업 인수합병(M&A)이다. 이 부분은 지난해 동아제약이 부자간 다툼으로 고전할 때 주식을 한차례 매입한 뒤 자사주 맞교환을 제안하면서 한차례 '흑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킨 대목이다.

강 회장 등의 지분율이 많지 않고 두 회사가 국내 제약업계 매출액 1,2위를 다투는 상위 회사로 각각의 사업영역이 판이해 합병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이 이같은 예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한편 현재로서 당장 실현가능한 시나리오는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기 위한 지분확대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아제약은 막강한 연구개발(R&D) 능력을 바탕으로 전문의약품 매출 중 60%가 자체 개발 제품일 정도이며, 최근까지 3개 신약을 내놓는 등 신약 파이프라인도 국내 상위다.


한미약품은 제네릭 의약품 분야의 국내 1위 업체로 전체 전문의약품 대부분(95%)이 제네릭 의약품이다. 영업력은 국내 최고다. 때문에 한미약품이 자사의 약점으로 지목되던 신약개발 부문을 보충하기 위해 동아제약과의 제휴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투자라고 보기에는 너무 대담한 투자를 했다"며 "흑심이 있다고 추측할 수도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는 "M&A까지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전략적 제휴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한미약품이) M&A에 대한 생각을 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전략적 제휴만으로도 시너지가 충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윤정 대투증권 연구원은 "양사는 서로 다른 사업영역에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라며 "만일 전략적 제휴가 이뤄질 경우 각각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매우 큰 긍정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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