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사제단' 폭로 내용 본격 수사 착수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3.0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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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김용철 변호사 불러 관련 조사 진행할 것"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폭로한 '삼성 떡값 로비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키로 했다.

6일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조만간 (사제단 측에 폭로 내용을 제공한)김용철 변호사를 불러 (불법 로비 여부에 대한)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사제단도 김 변호사의 진술을 근거로 해 공개를 한 것인 만큼 김 변호사가 직접적인 참고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특검보는 이어 "김 변호사와 출두시기를 조율해 최대한 빨리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필요하면 사제단에게 협조를 요청, (로비 의혹에 대해)철저히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특검보는 "김 변호사의 진술뿐만 아니라 김 변호사가 갖고 있는 증거자료들을 제출해주면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조만간 김 변호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사제단이 밝힌 로비 의혹 대상자들에게 금품을 전달한 시기와 방법, 장소 등 구체적인 로비 정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또 김 변호사를 상대로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처럼 특검팀이 사제단 폭로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사제단이 '삼성 떡값' 수수자로 지목한 인사들이 이명박 정부의 요직을 맡게 될 고위직 관료들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 각료 인사와 관련해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 인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그러나 '떡값' 수수자로 거론된 해당 인사들이 "금품 수수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는데다 구체적인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특검팀이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혀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금품 전달자와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된 마당에 수사 착수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관련자들이 사실 관계를 부인할 경우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제단은 5일 오후 4시 천주교 수락산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이 정기적으로 부적절한 금품을 제공하며 관리해 온 인사들의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이날 사제단이 밝힌 삼성 로비 의혹 대상자들은 이 수석과 김 내정자, 황영기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총 3명이다.

한편 특검팀은 6일에도 차명의심계좌 수사 등과 관련, 삼성 전.현직 임직원 3명을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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