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GMP, 제약업계 빈익빈 부익부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3.0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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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제약사 GMP강화 순조롭게 진행...중소형사 재무 부담

기준이 강화된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이 지난 1월15일부터 시행되면서, 대형제약사와 중소형제약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공장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제약사들은 중소형제약사들로부터 위탁제조 물량을 수주해 수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GMP기준을 맞추지 못한 중소형제약사들을 위탁생산에 나서야하고 적잖은 비용을 감소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월15일부터 ‘신약’에 대해 강화된 GMP규정(미국 수준의 GMP기준인 cGMP)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당장은 신약 제조시설에만 적용되는 이 제도는 오는 7월에는 전문의약품, 내년 7월에는 일반의약품 제조시설로 확대된다.

의약품의 생산공정이나 설비를 강화된 기준대로 맞추자면 적잖은 비용이 든다. 때문에 대형제약사들은 공장 업그레이드를 순조롭게 진행중이지만 재정상태가 열악한 중소 제약사는 쉽사리 공장시설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소 제약사는 최악의 경우 시장에서 퇴출 돼야 하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대형 제약사에 위탁제조을 의뢰해야 한다.



중소형제약사는 위탁생산에 나설 경우 자체 생산할 때와 비교해 제품 판매에 따른 수익률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위탁제조를 해주는 제약회사의 마진과 위탁생산품이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물류비용이 추가로 들기 때문이다.

중소형 제약사 한 관계자는 “제네릭(복제약) 위주로 생산을 하고 있어 지금도 이익률이 그리 높은편은 아니다”면서도 “당장은 위탁생산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수익률이 나빠져 장기적으로 보면 퇴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GMP제도가 강화되면서 이 기준에 맞추지 못한 중소형 제약사는 영업조직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영업력도 대형 제약사에 비해 열악한 만큼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대형 제약사들은 GMP와 관련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현재까지 녹십자가 2100억원을 GMP와 관련해 투자한 것을 비롯해 동아제약 1500억원, 중외제약 1400억원, 유한양행 1320억원, 동화약품 1300억원, 보령제약 1160억원 등을 투자했다. 김현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 제약사는 위탁제조를 통해 수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위탁제조사업을 선점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대형 제약사들은 수입에 의존했던 원료를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수입기준이 까다로운 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효과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녹십자의 경우 현재 짓고 있는 백신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독감백신을 자체 생산하게 된다. 녹십자 (165,600원 ▲3,300 +2.03%)는 이 독감 백신의 해외시장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제약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제약업계는 구조조정의 무풍지대였다"면서도 "경쟁력이 약한 제약사들은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상황이 곧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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