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 부회장 등은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특검팀에 소환된 지 하루 만에 전격 소환됐다.
이 부회장은 또 특검팀에 1차 소환됐을 당시 조 특검에게 '(삼성에 대한)압수수색을 더 이상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소문에 대해 "그런 적 없다"고 해명한 뒤 8층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소환된 두 임원은 이 회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내 핵심 '실세'들로 비자금 조성은 물론 불법 경영권 승계와 정. 관계 로비 등 삼성을 둘러싼 3대 비리 의혹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들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회장의 오른팔이자 '삼성의 2인자'로 알려진 이 부회장은 지난 1982년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이후 25년가량 이 회장 일가와 함께 그룹의 주요의사결정을 내리고 재무를 총괄해 온 '삼성 사령탑'의 핵심 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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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부회장은 삼성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리의 최정점에 있는 인물'로 지목한 삼성 최고위층 인사로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장(1998년)을 비롯해 삼성전자 대표(2004년), 삼성전략기획실장(2006년) 등 요직을 두루 거쳐 그룹 속사정을 훤히 알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99년 2월 이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남매 등과 함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인수한 사건에 연루, 참여연대로부터 고발돼 특검 수사대상에 올랐다.
이 부회장과 함께 소환된 김 사장은 지난 1990년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담당 과장을 거쳐 지난 1999년부터 현재의 삼성전략기획실 전신인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에서 재무팀 부사장과 사장을 지낸 인물로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참여연대와 민변으로부터 고발된 상태다.
특검팀은 이날 이 부회장 등을 상대로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입경위와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불법 경영권 승계 시도가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차명의심계좌 개설을 통한 비자금 조성 및 정. 관계 로비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밖에도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사건의 배경에 그룹 차원의 지시나 공모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처럼 삼성의 잠재된 '황태자'인 이 전무에 이어 삼성 최고위층 인사인 이 부회장과 김 사장 등이 줄 소환되면서 이 회장은 물론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가 로열패밀리'들도 조만간 특검에 소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전무와 이 부회장 등 핵심 인사들을 소환했다는 것은 이건희.홍라희씨 부부에 대한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게 아니겠냐"며 "특검 수사가 협곡을 지나 망망대해로 흘러갈 수 있을 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 부회장 소환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에 수사관 2명을 보내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수사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여 동안 삼성생명 본사에서 컴퓨터 파일 등 비자금 수사와 관련한 자료 확보 작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또 김용철 변호사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명박 정부 각료와 현 검찰 고위층 인사 중에도 이른바 '삼성 떡값'을 받은 인물들이 수십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주도했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측은 "내부 회의를 통해 새 정부 인사가 포함된 삼성 떡값 로비 명단을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