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전무 소환…李회장 소환 초읽기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2.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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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심장부' 정조준…삼성 일가 줄 소환으로 이어지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잠재된 '삼성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특검 1차 수사기한 만료를 10일 가량 앞둔 28일 특검에 전격 소환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동안 각계의 지적과 충고에도 불구하고 삼성 일가와 그룹 '수뇌부' 등 주요 핵심 수사 대상자들을 소환하지 않았던 특검팀이 갑작스레 예상치 못했던 '초강수'를 두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특검팀은 이 전무를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 등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이 제기된 4건의 고소.고발사건과 관련해 피고발인 또는 핵심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지난 1월 삼성의 3대 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가 시작된 이후 삼성 일가가 특검에 소환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특검팀은 "이학수.김인주.최광해씨 등 삼성 핵심 수뇌부들을 차례로 소환한 뒤 단계를 밟아 수사를 진행할 것"이란 모두의 예상을 깼다.



이처럼 특검팀이 이 전무를 전격 소환한 것은 삼성 '심장부'를 정조준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회장은 물론 비자금 미술품 구입 의혹으로 최근 출국금지 조치된 이 회장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등 총수 일가에 대한 줄 소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1차 수사기한이 종료되기 전에 "뭐라도 하나는 건져야 한다"는 강한 부담감이 작용하면서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특검의 '용단'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그 동안 삼성 측의 비협조적인 자세에 강한 불만을 토로해 온 특검이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검이 이 회장의 오른팔이자 그룹 내 '2인자'로 알려진 이학수 부회장을 불러 수사 협조를 부탁하는 등 '아쉬운 소리(?)'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되돌아온 것은 계속된 수사 대상자들의 비협조와 수사성과를 둘러싼 여론의 뭇매뿐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 비리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주도하는 등 삼성 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의 발단이 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27일 특검팀의 무능함과 부실한 수사를 공개적으로 질타하며 특검 측에 수사를 다시 검찰로 넘길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전무를 소환했다는 것은 이건희.홍라희씨 부부에 대한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게 아니겠냐"며 "특검 수사가 협곡을 지나 망망대해로 흘러갈 수 있을 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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