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구본준 LG필립스LCD (11,500원 ▲410 +3.70%) 부회장(현 LG상사 부회장)이 '소니'를 빗대어 한 말이다. 구 부회장이 이처럼 직설적인 화법으로 소니를 비난한 것은 소니가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와 합작해 S-LCD라는 LCD 패널 회사를 세우기로 한데 대한 서운함 때문이었다.
소니가 삼성전자와 합작해 S-LCD라는 회사를 세운 2004년 이전까지 소니와 LPL의 관계는 매우 밀접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소니가 구매하는 LCD 패널의 절반 이상을 LPL이 공급할 정도였다. 하지만 소니가 삼성전자와 합작하면서 LPL은 소니를 잃었다. 이후 LPL은 LCD 시장의 주도권을 삼성전자에 내줬다.
소니와 삼성전자의 협력은 S-LCD라는 합작회사 설립, 땅과 건물은 삼성전자가 부담하고 LCD 라인 설비투자는 반반씩 부담, 생산된 제품은 반반씩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소니와 샤프의 제휴도 이와 똑같다. 다만 설비투자 비율만 50대50에서 64대36으로, 생산된 제품의 소유 비율도 같은 수치로 바뀌었을 뿐 전체적인 구조는 동일하다.
물론 소니와 샤프의 제휴는 '소니의 변심이나 바람기'가 아니라 '비즈니스 세계의 생리'일 뿐이라는게 업계의 냉정한 분석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얘기다.
특히 소니 입장에서는 입지 조건에서 한국의 충남 탕정보다는 일본의 오사카 사카이시가 유리하고, 제휴 파트너로 LCD TV 시장에서 소니를 추월한 삼성전자보다 뒤쳐져 있는 샤프가 상대적으로 편할 수밖에 없다. 한국 업체와 바람난 소니에 대한 일본내 반감도 소니로서는 늘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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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와 시장에서는 소니의 변심이 삼성전자에게 마이너스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소니의 구매처 다변화는 반대로 삼성전자에게는 판매처 다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니의 바람기'를 비난했던 구 부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우리는 소니를 잃은 대신 미쓰비시, 도시바 등 일본 5~6 개 TV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표준도 공유하고 있다. 마누라를 잃었지만 그 덕분에 여러 명의 애인을 두게 됐으니 아쉬울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