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윤정석 특검보는 "차명의심계좌 수사와 관련, 지난주 금감원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며 "특검법에도 관계 기관에 수사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 만큼 금감원이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만 금융감독위원회 홍보관리관은 "삼성특검으로부터 지난 21일 수사협조 요청을 받았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협조 사항에 대해서는 협의가 진행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특검팀이 금감원 측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것은 짧은 수사기한 등을 고려할 때 일일이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윤 특검보는 "차명의심계좌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으로 보이는 자금이 일부 발견됨에 따라 비자금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하지만 삼성 측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 고사처럼 비자금이 아니라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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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앞서 삼성증권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3700∼3800여개의 비자금용 차명의심계좌를 찾아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특검팀은 비자금 수사와 함께 고가 미술품 비자금 구입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25일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가 안주인들의 미술품 구매 대리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네 번째 불러 조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이날 홍 대표를 상대로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하고 조사를 일단락 지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비자금 미술품의 핵심 인물인 홍 관장을 조만간 불러 고가 미술품 구입 경위와 자금 출처를 조사해 '비자금-미술품 커넥션' 의혹의 실체를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특검팀은 최근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미술품 보유 현황 등 수사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에버랜드에 있던 미술품들이 삼성문화재단 소유인지, 삼성가 개인 소유인지의 여부를 확인 중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장기휴가를 내고 해외에 나가 있는 한용회 전 삼성문화재단 사장(현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에게 귀국 요청을 한 상태로 한 사장이 입국하는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삼성을 둘러싼 3대 비리 의혹 중 하나인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최근 사채업 종사자 1∼2명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삼성의 채권 사용처와 관련된 사채업 종사자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며 "핵심 관련자들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도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 등 계열사 임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차명의심계좌 개설 경위 등을 추궁했으며 삼성증권 전산센터 2곳에서 자료 확보 작업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