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학수 부회장 처남 명의 비자금 관리 정황 포착

류철호 기자 2008.02.2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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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이 이건희 회장의 오른팔이자 삼성그룹의 '2인자'로 알려진 이학수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남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들어 비자금을 관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특검팀은 지난 1996년 삼성증권 김모 과장이 고객 백모씨의 계좌에 있던 20억원 어치의 삼성 계열사 '에스원' 주식을 몰래 빼낸 사건과 관련, 당시 피해를 입은 백씨가 이 부회장의 처남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당시 백씨가 계좌에 갖고 있던 주식이 삼성 비자금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검찰로부터 해당 사건 수사 기록과 판결문 등을 넘겨받아 주식의 출처를 확인 중이다.

특히 특검팀은 백씨가 당시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계좌에 있던 주식이 삼성 비자금이라고 밝힌 점에 주목, 이 부회장과 백씨가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및 관리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검찰로부터)김씨 횡령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비자금 조성 등 삼성 비리 의혹과 연관성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특검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일 "삼성 측이 임직원들의 친.인척이나 지인들의 명의까지 빌려 차명계좌를 개설, 관리해 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차명의심계좌 추적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특검팀은 삼성증권 전산센터 2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삼성 전.현직 임직원 등 총 3090명을 수사대상에 올려 비자금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검팀은 비밀번호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0000' 또는 '1111'로 돼 있는 계좌와 1원 단위까지 출금된 뒤 폐쇄된 계좌, 주식거래에만 이용된 계좌 등을 차명계좌로 보고 분류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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