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올라 식량안보'걱정되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08.02.18 14:46
글자크기

삼성硏 "한국 곡물자급률 28%..애그플레이션 시대"

지난해 국제곡물가격 급등이 애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이 28%에 불과해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산물 가격 급등이 식품 등 일반 물가가 상승을 이끄는 현상을 뜻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애그플레이션 시대의 식량안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국제곡물가격이 급상승해 전세계적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시카고상업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대두 가격은 95.8% 밀은 79.9%, 옥수수는 25%나 올랐다.



이같은 곡물가격 상승은 미국의 금리인하와 중국 등 신흥시장의 수요 급등 때문으로 지적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이후 미국이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곡물과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곡물가격이 급등했다는 것. 중국 등 신흥국들의 경제 발전으로 곡물 수요가 늘어난 데다 바이오 연료용 곡물 사용이 증가한 것도 애그플레이션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공급측면에서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호주 등의 곡물 생산이 줄었고 식량수출국의 식량 자원주의까지 확산되고 있어 곡물가격 급등을 부채질 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같은 곡물가격 오름세가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곡물 소비는 지난해보다 더 크게 늘어나고 대두와 밀의 기말재고량이 각각 25.7%와 12.3% 감소하는 등 곡물가격 급등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식량 안보 수준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지난 2006년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8.0%로 주요 곡물 수출국인 호주(280%)나 프랑스(191%)는 물론 공업국인 독일(126%)과 스웨덴(120%)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세를 도입하거나 수출량을 제한할 경우 높은 가격으로도 식량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보리와 밀에 각각 30%와 10%의 수출세를 부과했고 우크라이나 역시 밀, 옥수수, 콩 등에 수출한도를 설정했다. 또 중국은 올해 1월부터 쌀 옥수수 밀가루 등에 잠적적으로 5~25% 수출관세를 붙이는 등 식량 자원주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곡물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 농업자원 개발과 정책을 적극 고려하고 현재 100%의 자급률을 유지하고 있는 쌀의 자급기반을 지키는 동시에 쌀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측면에서도 "현재 식품공급량의 3분의 1정도가 폐기될 정도로 비효율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며 "경제적인 식품소비 생활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