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태평로 삼성 그룹 본관이 삼성의 컨트롤타워라면,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본사(수원사업장)는 삼성의 성장엔진이자, 심장부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는 디지털미디어와 정보통신총괄, 그리고 기술총괄 등 생산과 기술을 담당하는 현장인데, 생산현장에까지 압수수색을 펼치는 것은 무리수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특검이 삼성 비자금 수사를 진행하면서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건희 회장이나 삼성 전략기술실 및 임원들과, 삼성증권이나 삼성화재 등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금융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해왔다.
하지만 국내 1위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는 것은 해외 고객들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도 그 의미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갈 수밖에 없어 심각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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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고객들의 경우, 삼성 비자금 문제가 삼성전자라는 제조업체의 생산현장의 문제가 아닌 삼성의 구조적 문제이거나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왔던 것이 이번 압수수색으로 인해 '기업'과 '제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불똥이 삼성전자에 직접 미치지 않아 삼성이 해외고객들을 설득할 여지가 있었는데, 이번에 생산현장이 있는 삼성전자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면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할 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 본사에 문제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압수수색이 단행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만 하더라도 마치 삼성전자 본사에서 범죄행위가 이루어진 것처럼 알려져 그 타격은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4일 오전 11시 45분께 3명의 수사관을 파견해 비자금 조성 및 불법 경영권 승계 등 수사 대상 의혹과 관련한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