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학벌 고려않고 이번에도 '실용'?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8.02.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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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청와대 참모진 인선 결과…능력 최우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단행한 청와대 참모진 인선을 보면 결국 '실용주의'로 요약된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를 인선 기준으로 천명했듯 '능력'을 최우선에 뒀다.

자연스레 연배나 지역, 학맥 등 통상 인선때 고려했던 요인들은 후순위로 밀렸다. 인선 결과만 놓고 보면 아예 고려하지 않았다고 느껴질 정도다. 7수석 1대변인 등 8명중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이 6명에 달했다. 지역별로도 호남과 충청 출신은 전무했다.



사회정책수석에 여성을 발탁한 게 그나마 배려로 꼽힌다. 연배로 보면 무척 젊다. 이날 발표된 8명의 수석급 참모진중 60대는 2명에 불과하다. 남은 6명중에서도 50대 초반이 2명이고 4명이 40대다.

대통령실장도 50대여서 젊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 당선인 역시 "활기에 찬, 비교적 내각에 비해 젊은 층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내각은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인사들로 안정감있게 구성하되 참모진은 청와대 중심의 개혁을 진행할 인물로 채웠다는 얘기다.



면면을 봐도 '인연'보단 '일'과 '능력'이 중시됐다는 평가다. 박재완 의원과 이주호 의원을 청와대 수석으로 앉힌 게 대표적이다.

박 의원과 이 의원은 이 당선인이 최우선 국정 과제로 두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과 교육 개혁을 각각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 향후 이 당선인이 직접 '드라이브'를 걸 분야를 가늠케 한다.

국정기획수석에 '정책 브레인'인 곽승준 고려대 교수를 내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중심의 개혁 작업은 젊고 유능한 참모를 중심으로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아울러 '학자' 출신들을 대거 발탁한 것도 눈에 띈다. 유우익 대통령실장을 포함하면 1실장과 7개 수석중 교편 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은 검찰 출신의 이종찬 민정수석 내정자밖에 없다.

현역 의원인 박재완 정무수석 내정자와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 내정자도 정치권 입문 전 교수 생활을 한 바 있다.



이를 두곤 해석이 엇갈린다. 먼저 참모진의 역할을 대통령에 대한 보좌와 내각에 대통령의 철학을 전달시키는 정도로 한정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이다.

이 당선인이 누차 국정 운영은 내각에 맡기겠다고 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 필요에 따라 학자 출신의 참모진과 내각간 토론과 경쟁을 유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치인은 물론 유능한 인재들이 총선을 바라보고 있는 데 따른 고육책이란 지적도 있다.



한편 7개 수석 자리중 절반이 넘는 4개 자리를 경제학 전공자들이 꿰찬 것도 특징이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효율'을 추구하는 이 당선인의 철학이 은연중 반영된 게 아니겠다는 해석이다.
지역·학벌 고려않고 이번에도 '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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