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칼' 뽑았다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2.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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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후 전방위 수사 확대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설 연휴를 반납한 채 수사의 실마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 동안 차명의심계좌 수사를 통한 비자금 실체 파악에 몰두했던 특검팀은 연휴 이후 경영권 승계 의혹 등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착수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팀은 우선 연휴 이후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전무 사이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의혹을 밝히기 위한 관련자 소환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특검팀은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4건의 고소.고발사건 중 하나인 ‘e삼성’ 사건과 관련, 김용철 변호사가 ‘e삼성’ 사건의 주모자로 지목했던 신응환 삼성카드 전무(전 e삼성 대표이사)를 지난 4일 참고인으로 불러 삼성 계열사들의 지분 승계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e삼성’ 사건은 지난 2001년 e삼성 대주주였던 이재용 전무가 2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자 삼성 계열사들이 이 전무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참여연대 등이 경영권 승계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삼성그룹 계열사 대표 등을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특검팀은 경영권 승계 의혹 이외에도 전략기획실 재무팀 소속 일부 임원들이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그 동안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차명의심계좌 명의자들의 진술 조서 등을 검토하며 사법처리 수위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지난 8일 서울 수서동과 경기도 과천에 있는 삼성증권 전산센터 2곳에 대해 계좌추적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압수수색을 진행한 경기도 과천 삼성 SDS전산센터는 지난달 15일과 25일에도 압수수색을 벌였던 곳이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수서동 삼성증권 전산센터에서 문서와 컴퓨터 파일로 된 삼성 임직원들의 계좌 자료 등을 압수한 바 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작업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검토해 삼성의 차명의심계좌를 파악, 비자금의 실체를 밝힌다는 방침이다.

또 특검팀은 ‘행복한 눈물’을 공개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와 거액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제갤러리 등 삼성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미술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 비자금의 용처를 규명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그 동안 진행해 온 차명의심계좌 수사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상태”라며 “경영권 승계 의혹과 정.관계 로비 의혹 등 특검이 풀어야 할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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