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주도株, 정말 바뀌나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2.0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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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련株 VS IT·금융 대세론 '팽팽'

국내증시의 주도주는 정말 바뀌는 것일까. IT·금융주들이 반등하는 대신 조선·철강·건설 등 중국관련주들이 최근 고점대비 50%까지 하락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국내 전문가 사이에서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급격한 조정 이후 국내증시를 끌고갈 주도주를 놓고 팽팽한 의견대립이 오가고 있다.



한화증권 (3,505원 ▲80 +2.34%)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강한 어조로 '주도주 교체'를 주장하며 '금융과 IT가 차기 주도주'라고 주장했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기업이익전망이 조정됐던 시기는 모두 3번이는데 모두 주도주 부상 후 하락반전하는 패턴을 경험했고, 이같은 이익전망 조정이 2007년 11월에도 벌어졌다는 것.



신중호 한화증권 퀀트 애널리스트는 "제3기 조정기를 거쳐 주도업종으로 부상했던 소재와 산업재는 이제 하락기로 접어들었다"며 "앞서 살펴본 주도업종들의 사이클, 즉 이익전망 조정기에 주도업종 출현해 대세상승한뒤 하락하는 마지막 구간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로 조선,철강,기계 등 소재와 산업재의 낙폭이 크다고 반등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11월 이후 3개월간의 조정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적어도 3개월 정도)는 하락세가 더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이제 다음 주도업종이 출현할 때"라며 "다음은 정보기술과 금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의 4가지 변수를 감안한 결과 금융과 IT업종이 모두 해당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격 사이클상 전저점 수준 도달한 업종-금융·정보통신·유틸리티 △전월대비 상대강도 상승한 업종-에너지·산업재·필수소비재·금융·정보기술 △기대 사이클상 시작점이 반등의 포인트인 업종-금융·정보기술 △기대값 상대강도의 변화가 U자형의 바닥인 업종-필수소비재·금융·정보기술·통신서비스라는 것.

장영우 UBS증권 대표 역시 주도주 교체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장 대표는 "국내 증시에서 저평가된 3가지 업종에 투자하면 1년 후 적어도 2가지 업종은 반드시 오른다"고 투자경험을 전했다.

지난 2006년 오르지 않았던 업종이 철강,조선,은행업종이었는데 지난해 철강과 조선업종이 크게 올랐고, 2007년에는 IT,자동차,은행업종이 부진했지만 2008년 들어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양종금증권도 IT와 자동차 등 경기소비재를 중심으로 시장이 제한적인 반등을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 미국의 신용 리스크와 경기 둔화의 파급 경로에서 빚어질 수 있는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경향(Flight to Quality)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며 본격적인 상승추세로의 복원에는 다소간의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연간 영업이익증가율 기준으로 이익모멘텀의 개선 폭이 크고 벨류에이션 수준이 매력적이며, 원화 약세의 수혜가 기대되는 IT와 자동차 업종을 포함한 경기소비재 섹터가 유망해 보인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8,610원 ▼260 -2.93%)은 그러나 아직까지 조선주로 대표되는 중국관련주가 주도주 자리를 내줄 것으로 예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조선주의 하락세가 컸던 이유는 향후 수주가 줄면서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였지만, 실제 실적은 나쁘지 않다"며 "오히려 단기낙폭이 컸던 만큼 반등폭도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중국관련주보다는 IT나 경기관련 소비재들이 미국경기에 더욱 많이 노출돼 있다"며 "이들 업종이 당장 주도주로 등장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선주와 관련, 신영증권도 벌크선 시황은 약세지만 탱커 수요 회복으로 신조선 수요가 여전히 강세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하강으로 인해 한국 기업이익이 악화될 위험은 있지만 그 영향은 지난 2년 동안 부진을 면치 못한 IT 와 자동차 부문이 흡수해 온 것 같다"며 "새로운 기업이익 하향은 중국 경기의 경착륙에서 올 수 있는데, 그 가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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