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을 해야 출금 풀어 주나?"

오동희 기자, 류철호 기자 2008.01.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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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삼성 임원, 실직 위기 출금 취소 소송 제기하자 특검 '출금 해제'

삼성 특검의 출국금지 조치로 실직의 위기에 처했던 최모 전 삼성전자 전무(현 하이얼 감사)가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야 겨우 출금이 해제되며 실직의 위기를 모면했다.

29일 최 전 전무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의 김관중 변호사는 "의뢰인이 지난 25일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출국금지 처분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판결 선고전 급박하게 출국할 필요가 있어 출국금지 처분 효력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며 "이 서류를 들고 특검을 찾아가 출금을 해제해줄 것을 요청하자 어제 출금 조치가 해제됐다"



고 말했다.

최 전 전무는 지난 2002년 6월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를 퇴직한 후 휴맥스 (2,850원 ▲10 +0.35%) 부사장을 거쳐 2004년 7월부터 중국 전자업체인 하이얼 본사의 감사로 근무하던 중 지난 19일 일시 귀국했다가 발이 묶였다. 최 전 전무는 21일부터 30일까지 뉴질랜드로 출국해 하이얼 뉴질랜드 법인에서 감사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차명계좌 보유 의혹을 받으면서 입국시 여권을 회수당했다.



최 전 전무는 지난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증권계좌에 삼성전관의 주식 1만주가 예치돼 있어 이에 대해 차명보유 의혹을 받자 23일 곧장 특검에 자진 출석해 5시간의 조사를 받고 출금 조치 해제를 요청했다. 특검은 이같은 요청을 받고 조사 이튿날 정오까지 출금을 해제해주기로 했다가 24일 오전까지 출금을 해제하지 않았다.

이날 특검을 믿고 출국하려던 최 전 전무가 여전히 출금이 해제되지 않은 것을 알고 25일 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들고 특검을 찾아가자 28일 저녁 출금을 해제해 줬다는 게 대리인 측의 설명이다.

출금 해제 이유와 관련 특검팀 관계자는 "최 전 전무에 대해 완벽하지는 않지만 1차 조사를 받은 데다 최 전 전무가 수사에 협조적이고 급히 외국을 다녀와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 일단 출금을 해제시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 전 전무의 소송 제기가 출금해제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마 그런 이유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리인인 김관중 변호사는 "특검이 워낙 많은 사람들에 대해 출금조치를 해놓다보니 개개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다"며 "참고인 개인에 대한 피해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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