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반전…신뢰 얻고 질주할까?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김유경 기자 2008.01.2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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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설 속 흑자전환 성공…진실공방 펼쳐져

기아자동차 (105,600원 ▲2,100 +2.03%)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기아차는 최근 증시에서 전망이 가장 뚜렷하게 엇갈리는 대표종목으로 떠올랐다.

기아차 주가는 긍정 전망과 부정적인 시각 사이에서 최근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유동성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이다. 하지만 최근 기아차측에서 △흑자경영 달성 △유동성 위기 부인 등을 통해 주가띄우기에 나섰고, 이 같은 노력이 일부 긍정평가를 받으며 상승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아차에 대한 시장신뢰 회복은 현대차그룹주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 중 하나"라며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의 긍정 영향은 제한적이며, 올해 실적 추이가 중장기 주가흐름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아차는 4분기 실적발표 전후인 지난 24, 25일 각각 4.25%, 7.72% 급반등한 뒤 28일 전주말 대비 70원(0.70%) 떨어진 9980원을 기록, 1만원 아래로 다시 내려앉았다.



◇엇갈리는 전망…결론은=기아차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유동성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부정론이나 신차효과, 흑자전환 등에 초점을 둔 긍정론은 다면체의 일부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기아차는 절치부심한 끝에 오랜 침묵을 깨고 주가부양에 나섰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의 흑자전환 성공을 앞세워 시장신뢰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은 "4분기 실적은 재료비 절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며 이제 주목할 것은 신차의 사이클"이라고 밝혔다. 올해 실적 추이는 신차 판매에 따라 결정될 텐데, 현재까지 '모하비'와 '뉴모닝'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의견 ‘매수’와 적정주가 1만5000원을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실적 부진의 양대 주범이었던 환율과 내수 요인이 개선되고 있어 향후 가속될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긍정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예상을 웃돈 4분기 호실적에 대해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마디로 "밀어내기를 통해 실적을 부풀렸다"는 얘기다. 이번에 발표한 실적은 연결기준이 아니라 본사 기준이기 때문에 해외법인의 경영악화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대우증권은 "4분기 본사 기준으로는 흑자전환 했지만 글로벌 손익정상화는 기대에 못미친다"며 "해외판매법인이 본사의 수출가격 인하, 수출선적 축소에도 불구하고 현지판매 부진 지속에 따라 재고 및 누적 손실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재무위험 부담이 지속돼 추세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도 "해외법인의 수익개선이 동반될 때 진정한 실적 개선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것"이라며 투자의견 '시장수익률(Marketperform)'을 유지했다.

◇과연 유동성 위기는 없을까=기아차측은 지난 실적발표를 통해 "기아차에 대한 유동성 우려는 일부 과장된 부분도 있고 일부 현실과 부합되는 측면도 있다"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는 기아차 해외법인의 악화된 경영상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재무제표상 지분법 규정은 해외법인이 자본잠식에 빠질 경우 추가로 발생하는 부실을 반드시 처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 기아차의 잇단 기업어음(CP) 발행은 해외법인 부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단기부채를 중장기 차입금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기아차는 이제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벽으로 쫓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는 3월부터 사업보고서 제출시 재무사항을 연결제무재표 기준으로 공시해야 하고, 그동안 장부상 반영하지 않았던 자본잠식된 해외법인의 추가부실 규모가 노출될 수밖에 없다. 길지 않은 기간 안에 이를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따라 기아차의 올한해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기아차가 과연 실적 개선, 신차효과 가시화라는 화려한 껍질 속에 도사리고 있는 썩은 부위(해외법인 대규모 부실)를 얼마나 신속하고 단호하게 도려내느냐에 따라 현대차그룹주의 전체 흐름을 바꿔놓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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