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속 첫 총리는 누구?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1.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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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총리 인선 과정이 꽤 길다. 막판 정밀 검증 대상에 포함된 3~4명의 총리 후보군의 이름만 계속 흘러나올 뿐이다.

막바지 단계는 맞는 것 같은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에서 나오는 말들도 서로 엇갈린다. '설왕설래'에 따라 유력 후보가 뒤바뀌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 당선인의 '의중'이 어디있는지도 명확치 않다.

총리 인선 작업이 이처럼 쉽지 않은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게 될 적합한 새 총리상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인선 작업 초기 "인재풀(Pool)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근혜 총리설'로 스타트= 총리 인선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달초부터 측근들은 '국정의 동반자'인 박 전 대표를 총리로 기용해야 한다고 이 당선인에게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와 손을 잡고 '국정'을 함께 이끌어 나갈 경우 끊임없이 이어져 온 당내 갈등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고 '4.9 총선'에서 과반 의석 획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도 용이하다는 것이 감안됐다.



이 당선인측이 최근까지 박 전 대표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강하게 고사한 데다 최근 들어 '공천' 갈등까지 겹치면서 '박근혜 카드'는 사실상 폐기되는 분위기다.

◇'해외 자원 외교형' 총리 거론= 새 총리 인선 기준을 둘러싼 기류가 변한 것은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신년 기자회견에서다. 이 당선인은 "총리가 임명되면 앞으로 세계 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여러 방면에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 주변에선 '자원외교형'이라는 총리 인선 기준을 밝힌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전경련 부회장으로 해외에서 기업 활동을 벌였던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것도 이 무렵이다.


주미대사와 외무부 장관을 지낸 한승주 고려대 교수도 마찬가지다. 외교 전문가라는 점에서 이 당선인이 손 총장과 한 교수를 의중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손 총장은 그러나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이 당선인측에 여러 번 고사의 뜻을 전달한 알려졌다.

◇'만능총리형' 한승수 카드(?)= 최근에는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특사가 유력한 총리 후보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특사가 유력 후보군에 포함된 게 맞다"고 전했다.



한 특사는 대통령 비서실장, 주미대사, 외교부장관, 유엔총회 의장 등을 지낸 전문 외교관이다. 여기에다 상공부장관, 재정경제원 장관을 역임한 '경제통'이기도 하다. 13대, 15대 16대 국회의원까지 지내 정치력까지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팔방미인'인 데다 지역(강원도 춘천)과 학력(연세대) 편향성 시비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올해 72세(1936년생)으로 고령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남는다.

한편 한 특사와 함께 이경숙 인수위원장과 한승주 고려대 교수 등이 유력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이 당선인측은 "임시국회 개회일인 오는 28일 이전까지 인선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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