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호’ 아직 갈 길 멀다

머니투데이 홍기삼 기자 2008.01.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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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CJ와 이재현회장<下>]비상장 자회사 구조개편 시급

이재현회장이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지주회사인 CJ주식을 종전 19.6%에서 43%까지 2배 넘게 지분을 확보한 것과 관련해 여의도 증권가는 CJ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시작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골조를 갖추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회장이 CJ지분을 추가적으로 최대 49%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증권가는 지주회사로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한 이회장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비상장 자회사 적자구조 개선이 최대 과제’=증시 참여자들이 식품,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건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거느리고 있는 (주)CJ (124,600원 ▲1,500 +1.22%)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상장사인 CJ제일제당 (310,500원 ▼11,500 -3.57%)을 제외한 비상장 자회사인 CJ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CJ개발 등 비상장 자회사들의 상당수가 아직 고질적인 적자구조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는 곧 앞으로 자회사들의 순수한 지분법 평가이익에 크게 기댈 수밖에 없는 지주회사 CJ의 미래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주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같은 CJ의 고민은 지난 15일 발표된 공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CJ는 2008년 이후 자회사들로부터 매출액의 0.3%, 연간 220억 규모의 브랜드 로열티를 징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CJ의 가장 큰 영업 자회사인 CJ제일제당 외의 자회사들로부터 배당금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을 거라는 평가다.

‘CJ 이재현호’ 아직 갈 길 멀다


◇‘본격 구조조정 시작됐지만…개미들은 어떡해’=CJ그룹은 최근 비우량 자회사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하며 지주회사 CJ로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CJ는 최근 자본잠식 상태인 CJ투자증권의 주식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하고 5주를 1주로 병합해 80%의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본금을 5375억원에서 1075억원으로 줄여 자본잠식을 일단 피해보자는 생각에서다. 이러한 자본감소를 통해 CJ투자증권은 약 3780억원의 누적결손금과 자본조정항목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CJ투자증권은 연내 상장될 예정이다.


CJ는 또 지난 16일 부채비율 425%, 영업손실 290억원(2006년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 적자계열사 CJ개발에도 기명식 무보증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200억원을 출자했다. 적자계열사인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향후 추가 출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자회사 출자와 자본금 축소 등 지주회사 CJ의 일련의 구조조정 노력들이 CJ계열 상장사에 투자해 온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고스란히 피해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CJ와 CJ제일제당 등 주력 상장회사들의 자본이 비상장 적자 자회사의 결손을 보전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CJ를 리서치해 온 여의도의 한 애널리스트는 “CJ가 자회사 현금흐름의 개선과 비우량 자회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작한 점은 높이 평가하나 근본적으로 비상장 자회사들의 자생력 확립이 시급하다”며 “상장사에 투자한 소액투자자들의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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