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vs孫, '통일부 폐지' 미묘한 신경전(상보)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정영일 기자 2008.01.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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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정책 급격한 우려".."나라 정책 크게 왔다갔다 안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국회를 방문,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를 만나 "여야가 협력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자"며 국정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회동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에 협조를 요청하는 의미가 컸다.



이 당선인은 "필요하면 일(개편안 작업)을 했던 사람을 보내서 설명도 하겠다"며 "많이 생각하고 (개편안을 마련)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손 대표는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 당선인의 '여야 협력모델' 구상에 동조하고 덕담을 건넸으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선 조목조목 따졌다. 견제세력의 대표로서 할 일은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두 사람은 오후 2시경 국회 신당 대표실에 마주 앉았다. 각자 대통령 당선과 당 대표 취임을 축하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간간이 손을 맞잡기도 하는 등 화기애애했다.

손 대표가 화제를 정부조직 개편안으로 돌리자 두 사람은 보일 듯 말 듯한 신경전을 펼쳤다.

손 대표는 "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막강해지는 것 같다" "총리 위상이 상당히 격하됐다"는 등 개편안 내용을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막강한 대통령' 지적에 "그런 게 아니고 내각을 중심으로 할 거다, 경호실장도 처장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대표는 민감한 주제인 통일부 폐지방안을 거론했다. "할 일이 많으시겠지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앞으로 구체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하겠지만"이라고 말하자 이 당선인은 "오늘 외신도 질문을 했는데 짧게 답했다"며 "이제 두 부처가 밀실에서 (남북관계를 논의)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답했다.



'두 부처'란 한국의 통일부와 북한의 통일전선부를 일컫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 당선인은 또 "(폐지가 아니라) 융합이고 강화됐다, 검토를 나중에 해주시면 좋겠다"고 거듭 말했다.

손 대표는 "당선인이 우리 사회 소외계층에 대해 배려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있고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하자 당선인은 "한 나라의 정책이 급히 그렇게 크게 왔다 갔다 할 일 없다. 소외계층은 누구보다 걱정하고 잘 할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예정에 없던 이 자리는 이날 오전 이 당선인측에서 손 대표에 회동 의사를 타진, 성사됐다.

대화 도중 손 대표는 개편안 자료를 뒤적이며 "이것때문에 오신 거죠"라 말했고 이 당선인은 "그것과 관계 없이, 원래 (만날) 스케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손 대표를 만난 뒤엔 문래동 민주노동당사를 방문, 심상정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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